수원 KT의 저력이 실로 대단하다. LG와의 4강 PO 1차전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며 패했으나 2차전에서 무려 20점차 압승을 거둔 것이다. 적지에서 1승을 따내며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져왔다는 점이 대단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2차전의 히어로는 문성곤이었다. 특유의 압도적인 공격 리바운드 능력은 물론이고, 3점슛도 5방이나 폭격했다. 공수 양면에서 모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야말로 홍길동이 따로 없었다. 김준환과 에릭을 조커로 활용한 송영진 감독의 용병술도 좋았다.
LG는 두 경기 연속 KT의 3점슛을 6개 이하로 제한했다. LG 역시 두 경기 연속 8개 이하의 3점슛에 그치는 등 양팀 모두 외곽슛이 징그럽게 안 터지고 있다. 수비에 워낙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기 때문에 슛 리듬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것이 1, 2차전 모두 언더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LG는 2차전 당시 KT의 강력한 프레스 앞에서 당황한 나머지 총 17개의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아셈 마레이에 대한 KT 트랩 디펜스에 좀처럼 시원하게 대처하지 못했음을 잊지 말자. 이번에도 저득점을 예상하는 이유다.
3차전의 승자는 KT가 될 것이라고 본다. 송영진 감독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KT의 간판스타 허훈이 허벅지 근육 미세파열로 인해 통증을 느끼고 있지만 출전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성우와 문성곤의 존재다. 두 수비 귀신이 각각 이재도와 양홍석을 꽁꽁 묶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2차전에서 완승할 수 있었던 결정적 비결이라고 본다. 게다가 패리스 배스의 득점 폭발력이 아셈 마레이의 수비 영향력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하윤기가 중거리슛을 쏙쏙 넣어주면서 KT는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더 늘었다. 접전 끝에 홈팀이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