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왼쪽)과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두 감독은 1970년생으로 동갑이다. 20일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C)KOVO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3라운드 맞대결에 나선다. 두 팀은 20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홈팀 흥국생명은 13승 3패 승점 36점으로 2위고, 원정팀 현대건설은 12승 4패 승점 37점으로 1위다. 기대되는 1위와 2위의 대결이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보다 1승이 많다. 하지만 승점 관리가 현대건설 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순위 또한 아래에 있다.
두 팀의 승점 차가 단 1점이기에 오늘 경기 승패와 승점 획득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31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4라운드 맞대결까지 고려한다면 오늘 경기 결과가 지닌 의미는 상당하다. 정규리그 1위의 자격을 얻으려면 오늘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이번 시즌 두 팀의 두 차례 맞대결은 모두 흥국생명이 이겼다. 10월 18일과 11월 12일에 펼쳐진 두 경기 모두 3-2 흥국생명의 승리였다.
현대건설은 다 잡은 경기를 두 번 모두 놓쳤다. 오늘 이기지 못하면 이번 시즌 이길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배구에는 상성이 비교적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오늘 포커스는 현대건설에 맞춰진다.
최근 분위기는 단연 현대건설이 좋다. 8연승을 내달리며 리그에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6일 정관장전은 1세트와 2세트를 내주고, 3세트 초중반까지 밀리다 거짓말같은 역전승에 성공했다. 저력을 과시한 경기이기도 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다.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2승을 거뒀지만 12월 1일 경기는 파이널세트 혈투였다. 패배 일보직전에서 어렵사리 승리했다. 12월 14일 IBK기업은행전도 악전고투 끝에 김연경의 아이솔레이션으로 승리했다.
이런 경기가 몇 차례 반복되면서 흥국생명은 지금까지 최상위권에서 버텼지만 직전 경기에서 도로공사에 패한 상황을 다시 들여다보면 팀이 위험수준까지 내려온 걸 알 수 있다.
김연경도 체력적으로 한계가 분명 있고, 옐레나의 폼은 많이 떨어졌다. 김미연 또한 그렇다. 이원정 세터와 함께 박혜진 세터가 활약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 토스는 흔들리고 있다. 리베로의 수비 능력과 수비라인 조율에서도 열세다.
흥국생명이 지금까지 버틴 건 원투펀치의 공격 능력이 주된 요인이었다. 이 부분이 오늘까지 흔들린다면 향후 흥국생명의 연패는 길어질 수도 있다.
현대건설은 전체적인 선수단 구성에서 상대를 앞선다. 우선 국가대표 김다인 세터와 김연견 리베로가 버티는 게 강점이다. 여기에 미들블로커 양효진까지 중심축을 형성하는 뼈대가 단단하다. 외국인선수 모마와 아시아쿼터 위파위도 준수하다. 정지윤은 공격력에선 합격점이고 리시브와 수비 능력은 우상향 곡선이다.
현대건설은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다. 지난 정관장과의 경기처럼 KO 직전에서도 일어나는 힘이 있다.
오늘 경기는 현대건설이 우위에서 싸우는 건 분명하다. 도전자는 흥국생명이다. 도전자라면 저돌적이어야 한다. 경기가 마음먹은 것처럼 풀리지 않는다고 짜증을 낸다면 팀이 잘 굴러갈 수 없다. 프로선수라면 몸 관리도 잘해야 한다. 균형잡힌 생활과 식단까지 고려하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술을 즐기고, 담배를 즐겨 피우는 선수도 있다. 기호식품이라 하지만 이 차이는 경기 때 나타난다. 랠리 하나의 중요성을 느낀다면 승리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 취재를 하면서 승패는 작은 것 하나에서 갈리는 걸 반복적인 학습으로 인지하게 된다. 예외적인 상황도 있지만 보통은 차곡차곡 쌓은 실력과 노력으로 승리를 쟁취한다.
현대건설은 오늘까지 패하면 이번 시즌 흥국생명에 대한 공포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늘은 현대건설이 9연승에 도전하는 상황이고, 상대는 연패 위기 앞에 불안한 상황이다.
과연 어떤 승부일까. 현대건설 블로커들이 옐레나에게 줄 점수를 주고 김연경을 마크할 것인지, 아니면 반대 상황일지를 눈여겨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1970년생 동갑내기 아본단자와 강성형 감독의 맞대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