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고 시절 KIA의 박민. 그는 현재 호주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의 활약 여부가 내년 시즌 KIA 타이거즈의 뎁스를 결정한다. 사진=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전반기 막판. KIA는 류지혁을 보내고 김태군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류지혁은 KIA에 아까운 존재였다. 하지만 KIA는 포수 약점을 지우기 위해 김태군을 영입했고 3년에 옵션 포함 25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한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박민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민은 2020 신인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1라운드에 선발했던 핵심 신인이다. 박민은 고교 시절 서울권 최고 유격수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박성균 현 예일메디텍고 감독의 아들이다. 이종범과 함께 건국대에서 유격수로 뛰었다. 박민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고 고교 시절에도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오원석, 안인산 등과 함께 야탑고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고교 수준에서는 장타력도 나쁘지 않았다(참고로 그가 1차지명 후보에 올라가지 못한 것은 그가 성남고에서 야탑고로 전학을 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야탑고 시절 KIA의 박민
박민은 2019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권A)에서 최우수선수상과 타점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기장에서 열렸던 제28회 WBSC U-18 야구 월드컵의 대한민국 U-18 야구 국가대표팀에도 차출되었다. 2019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도 고졸 야수 중 유일하게 차출되었다. 고교에서는 초엘리트급 내야수였다는 이야기다.
박민의 가장 큰 장점은 큰 신장과 안정된 수비. 유격수, 3루수, 2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우타자원이라는 것이 KIA의 흥미를 잡아 끌었다. 박민은 빠른 시간에 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직행했고, 2024년 KIA 타이거즈의 유틸리티 백업 역할을 부여받았다.
야탑고 시절 KIA의 박민
야탑고 시절 KIA의 박민
현대 야구는 144경기다. 한 선수가 모든 경기를 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선수당 20~30경기 정도는 백업을 할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박민의 존재는 말 그대로 KIA 내야진의 뎁스를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다. 박민은 상무 전역 막판 자리를 잡기 위해서 2루수비에 전력을 다했다. 가장 주전으로 자리를 잡을 확률이 그나마 많은 곳이 2루수이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0회초 승부치기 무사 1,2루 상황, 대한민국 김도영이 타격 후 1루로 향하다 아웃되고 있다. 해당 부상으로 김도영은 수술대에 올랐다. 사진=뉴스1
KIA는 김도영이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 시즌 초반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거기에 김선빈은 2루수비에서는 명확한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좌우 수비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 유격수 박찬호는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따금씩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박찬호에게 리드오프 역할을 맡길려면 더더욱 박찬호의 대체자는 한 명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민의 역할은 단순히 유틸리티 백업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따라서 KIA내야진의 뎁스가 결정된다.
수비는 고교에서도 충분히 증명되었고, 현재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박민이 어느정도의 타격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다.
김종국 감독은 마무리 캠프가 끝난 직후 “김도영의 대체자로 박민도 충분히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웃음을 지었다.
인천공항에서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김종국 감독. 사진=전상일 기자
호주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박민. KIA타이거즈 제공
KIA는 호주 프로야구 리그 ABL의 캔버라 캐벌리(Canberra Cavalry)에 선수단을 파견했다. 투수 곽도규, 김기훈, 김현수, 홍원빈, 내야수 박민 등 총 5명의 소속선수를 파견했고, 현재 박민은 꾸준하가 경기를 뛰며 활약하고 있다. 2루수, 유격수 등 다양한 자리에 서며 경기를 소화 중이다.
남들이 쉬고 있는 기간에 많은 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높이고 있다. 일단,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올 시즌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매년 신인 선수는 입단하고, 박민의 뒤에는 윤도현 같은 유망주도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김규성도 마무리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얻으며 내년 시즌을 준비 중이다.
박민은 시즌이 끝나는 내년 1월 21일까지 총 40경기를 소화하고 팀에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