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비거리 370야드. 볼 스피드 시속 177마일.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골프 황제’가 화려한 귀환을 증명했다.
타이거 우즈(48·미국)는 역시 ‘걸어 다니는 흥행보증수표’다. 일거수일투족이 눈길을 끈다. 발목 수술 후 7개월여 만에 나선 실전에서 못 치면 못친 대로, 실력을 발휘하면 한대로 대서특필되고 있다. “우즈를 능가할 만한 골프스타가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웃픈’ 농담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단순히 돌아온 것이 아니다. 더 견고하고 섬세해졌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업다운은 있지만, 어쨌든 54홀 플레이(3일 현재)에 무리 없다는 것은 증명했다.
72홀까지 마무리하고, 언더파 성적을 기록한다면 전 세계 골프팬은 다시 한번 우즈의 귀환에 열광할 것으로 보인다.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마스 등 현역 최고수들과 자웅을 겨루는 것만으로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들썩일 수밖에 없다.
우즈는 3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에 있는 올버니 골프코스(파72·7449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45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중간합계 이븐파 216타로 컷오프는 물론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남은 것은 언더파 마무리뿐이다.
우즈는 올해 4월 마스터스를 치르던 중 기권한 뒤 발목 수술을 받고 치료와 재활에 전념해오다가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를 통해 복귀했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이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다. 최정상급 선수들이 샷 대결하는 만큼 우즈의 순위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가 건강하게 대회를 ‘완주’하느냐가 더 큰 관심이었다.
이번 대회 첫날 3오버파로 18위에 그쳤던 우즈는 기복 속에서도 2라운드 2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오버파로 15위에 올랐고, 이날은 순위는 한 계단 내려섰으나 전날에 이어 언더파를 쳤다.
이날 7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오른 스코티 셰플러(미국·16언더파 200타)와는 16타 차로 벌어져 우승 경쟁은 쉽지 않게 된 우즈는 남은 최종 라운드에서 몸 상태와 경기력 점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즈는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3.4야드, 최대 거리 364야드를 기록했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흘리며 플레이한 그는 페어웨이 안착률 61.54%(8/13), 그린 적중률은 44.44%(8/18)에 그쳤지만 퍼트는 27개로 사흘 중 가장 적었다.
우즈는 경기 후 “스코어가 내 생각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어제보다는 분명 더 명확해졌다. 내가 신체적으로 느낀 게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지 매우 기대된다”는 말로 샷 감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