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대구)
최원권 대구 감독이 이근호와의 이별을 말했다.
3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대구 FC-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대구가 2-1로 승리했다. 대구는 전반 40분과 후반 11분 에드가가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앞서갔다. 인천은 후반 29분 에르난데스가 만회골을 넣었다.
파이널 라운드 들어 승리가 없던 6위 대구는 이근호의 은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피날레를, 인천은 승점 1~2 차이로 붙어있던 광주 FC 및 전북 현대와의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리그 5위에 머무르며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구 최원권 감독은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파이널 라운드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도 이기지 못했는데, 좋은 경기를 해 기분이 좋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근호 은퇴 타이틀이 걸린 경기였는데, 근호를 편하게 보내줄 수 있어서 기쁘다. 개막 전까지 몇 달이 있는데, 팬들도 기분 좋게 기다리실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인천의 수비를 허문 건 홍철의 크로스와 에드가의 헤더였다. 두 골 모두 같은 패턴으로 나왔다. 최 감독은 "항상 미리 준비했다. 세징야와 바셀루스가 없기에 상대를 깰 수 있는 옵션이 없었다. 인천이 대비를 했는데 이 부분을 예상하고 준비를 했다"라고 했다.
홍철은 이날 2도움을 올리면서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 특히 첫 득점 장면에서는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최 감독은 "(홍철이)특별히 오른발 크로스를 훈련할 때 하진 않는다. 왼발로 차서 기가 막히게 들어가도 골이고, 상대가 예측을 못한다. 그렇게라도 넣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또, 홍철의 국가대표 재발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가능하다. 해프닝이 있었는데, 현재 대표팀은 또 다른 해프닝이 하나 있다. 스스로가 움츠러들었고 나서기가 싫은 모습이었다. 나 또한 철이에 대해 편견이 있지 않았었나 했다. 깨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올해 들어서 정말 잘해줬다. 대표팀 갔으면 좋겠지만, 욕심을 부릴지는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근호는 자신의 은퇴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후반 15분 교체되기까지 60분간 활약했다. 최 감독은 선수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너무 잘해줬다. 90분도 생각을 했는데, 걔가 '바꿔주세요' 싶은 행동을 했다. 전 세계에서 저 나이에 저렇게 뛸 수 있는 선수 없다. 근호가 앞에서 뛰어주면서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 중간에서 연결고리 역을 했다. (김)영준이가 백업에 있었지만 차이가 있다. 능력, 투혼으로 보여줬다."
이근호는 박수를 받으면서 교체된 후 벤치로 향해 최 감독과 포옹했다. 최 감독은 "어제 훈련 끝나고 마무리 슛을 근호와 했다. 이걸 다신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못 보겠구나 싶었다. 남자들이 말이 필요한가. 포옹 하나로 된다. 선수와 감독과의 관계는 끝이다"라고 했다.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그다. 최 감독은 "다 알다시피 선제적으로 이적 시장은 못 움직인다. FA는 (홍)정운이다.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드필드 자원과 공격 쪽에도 자원이 필요하다. 올해도 (김)강산이 한 명 데려왔다. 큰 변화는 없겠지만, 요구는 할 거다. 충분히 경기력으로 발전했고 나도 감독 2년차다보니 내년에는 초반부터 승점을 가져오면 리그에서도 좋은 순위에 가지 않을까 싶다. FA컵도 노리려고 한다. 올해는 포기했다. 지난해 이맘때 강등 싸움을 했기에 전반기에 움츠러들었다. 내년에는 계약 기간이 끝나기에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했다.
최 감독 슷로도 대구 레전드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선수로 활약했고, 이후 플레잉 코치, 코치, 수석 코치를 거쳐 감독에 올랐다. "항상 색다르다. 매년 색다르다. 선수, 2군 코치, 1군 코치, 수석 코치, 감독을 하면서 매 순간이 축복이었고 값진 삶을 살았다. 이루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ACL 진출이다. 대구에 영원히 있을 수는 없지만, 그게 마지막 목적이다. 이렇게 오래 있을 거라 생각을 못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올인하려고 한다."
대구는 이진용과 조진우가 이달 국군체육부대 입대를 앞두고 있다. 최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홍)정운이를 꼭 잡아야 한다. (입대하는 선수들은)고등학생 때부터 어려서 와서 4~5년을 하며 상무에 갈 수 있는 선수로 만들어서 뿌듯하다. 선수 될까 싶었는데 됐다. 그 맛에 지도자를 한다. 선수들은 자기들이 처음부터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 얻을 수 있는 보람이다. '굿 럭'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