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해리 케인이 마침내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여름 밥솥을 도둑 맞았던 김민재가 등장해 화제다.
독일 바바리안풋볼은 3일(한국시간) "케인이 전 바이에른 뮌헨 선수 뤼카 에르난데스가 살던 빌라로 입주할 예정이다"라면서 "얼마 전 케인은 구단 직원들의 도움으로 뮌헨 이적 4개월 만에 새 집을 찾았다. 그 집은 뤼카가 살던 곳이었다.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집이었을 거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아니었다"라고 케인이 드디어 새 집을 찾았다고 전했다.
바바리안풋볼은 "케인 부부는 크리스마스까지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완료하고자 한다. 이제 필요한 건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케인 패밀리, (이사할 곳으로) 던 딜, 히어 위 고!'라고 글을 올리는 것 뿐"이라며 짐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김민재가 등장했다.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말해주고 싶다. 밥솥을 훔치려는 사람들을 조심해, 케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여름 뮌헨으로 이적해 새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밥솥을 도둑 맞은 김민재의 일화를 꺼내든 것이다.
지난 달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김민재는 지난 여름 뮌헨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데일리스타는 "김민재는 뮌헨으로 이적한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뮌헨은 그에 대한 보답을 해주지 않았다"라면서 "한국의 국가대표 수비수는 뮌헨에 도착한 지 며칠 만에 강도 피해자가 됐다. 김민재가 집 안으로 물건을 옮기는 사이 누군가가 그의 밥솥을 훔쳐갔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빌트 또한 "뮌헨의 새로운 스타가 문 앞에서 도난을 당했다. 새로운 문화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김민재는 뮌헨에 새로운 집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라면서 "그는 집 앞에서 강도를 당했다. 이사를 위해 짐을 내릴 때 밥솥을 잠시 길가에 놔두고 상자들을 옮겼다. 다시 돌아왔을 때는 가장 중요한 주방 기구가 사라져 있었다"라고 김민재가 도둑질을 당했다고 전했다.
한국에는 밥솥과 관련한 미신이 있다. 이사를 갈 때 밥솥을 제일 먼저 들고 들어가면 복이 굴러온다는 내용이다. 옛날 먹을 게 부족했던 시절 쌀밥은 부를 상징하는 것과 다름 없었다. 밥을 지을 수 있는 밥솥이 이러한 미신에 관련된 이유다.
빌트도 이 사실에 주목했다. "김민재는 한국의 밥솥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바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면서 김민재 역시 밥솥을 소중히 여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이전트가 새 밥솥을 가져오기 전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했고, 다시 좋아하는 요리를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적하자마자 강도 피해라는 해프닝을 겪은 김민재와 마찬가지로 입단 동기인 케인이 밥솥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바바리안풋볼이 덧붙인 재치 있는 내용이었다.
한편, 김민재와 케인 모두 이번 시즌 뮌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로 자리잡았다. 김민재는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와의 주전 경쟁에서 완승을 거뒀다. 센터백 한 자리를 고정적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코펜하겐과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 결장하기 전까지 공식전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다.
케인 또한 리그 12경기 18골, 챔피언스리그 5경기 4골로 공식 경기 18경기에서 무려 22골을 폭발했다. 이 기세대로라면 과거 뮌헨 주전 공격수였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세웠던 단일 시즌 분데스리가 최다골 기록(41골)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뮌헨은 2일 우니온 베를린과 리그 13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뮌헨 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경기가 연기됐다. 뮌헨은 "2일 저녁까지 눈이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쌍된다. 알리안츠 아레나가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돼도, 폭설로 인한 안전 위험, 교통 마비로 인해 취소가 불가피했다"라고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뮌헨이 주중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어 당장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잡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강행군을 소화해 온 김민재와 케인은 강제로 꿀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