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인터뷰는 9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농구를 통해 모든 것에서 기본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고비는 언제든지 올 수 있고, 그럴 때 스스로를 믿고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더라고요. 열심히 하는 자세를 농구로 배웠어요”
춘천여고 졸업반 정지윤의 말이다. 프로 진출 대신 대학 진학을 택한 정지윤은 농구를 통해 인생의 중요한 교훈 중 하나를 깨우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배웠다고 전했다. 그리고 농구 선수로서 오를 마지막 무대, 대학에서의 목표도 알렸다.
“생활체육 지도자와 심판 자격증도 따고, 그동안 못했던 공부를 하면서 진로를 찾아보려고 해요. 가능하면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아직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접해볼 계획이에요”
(인터뷰 당시)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전국체전 준비하면서 훈련하고 있어요. 수업 후에 오후 운동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한 다음 야간 훈련을 진행해요. 주말에도 훈련을 소화하고 있어요. (몸 상태는 어떤가요?) 다친 곳도 없고, 괜찮아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회 이야기를 해볼게요. 협회장기(4강 진출)와 주말리그 권역별 예선(1승1패), 종별농구선수권대회(예선 탈락) 등 3개 대회에 출전했고, 이외의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팀원이 총 7명인데, 이 중 2명이 전학생이라 5명이 뛰어야 했어요. 컨디션과 팀 사정을 고려해서 (대회에) 참가했어요.
전국체전을 제외한 공식 대회는 끝났습니다. 올해 대회를 치른 소감은요?
다른 팀보다 동계 시즌을 일찍 시작했어요. 통상 12월은 돼야 시작하는데, 저희는 10월 말부터 준비했어요. 그렇게 준비했던 게 협회장기에서 나온 것 같아요. 지도해주신 김영민 코치님과 지원해주신 최데레사 감독님께 감사해요.
개인적으론 지난해와 어떤 점이 다르던가요?
2학년 때의 몸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몸을 일찍 만든 게 체력과 근육량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면이 좀 더 단단해졌다고 느껴요. 제가 마음가짐에 따라 기복이 있는 편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줄었어요.
농구는 언제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클럽 농구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5학년 1학기에 만천초등학교로 전학 가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예요.
클럽 농구요?
가족끼리 스포츠 보러 가는 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농구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농구 클럽을 알아보다가 춘천 우리은행 한새 농구 클럽(현 아산 우리은행 농구 클럽)에 들어갔어요. 그때 클럽 운동을 만천초등학교에서 해서 저도 전학을 간 거예요.
부모님께서 흔쾌히 허락하셨나요?
부모님 두 분 다 스포츠를 좋아하셔서 "네가 하고 싶으면 해"라고 하셨어요. 옆에서 지원해주시겠다면서요. 사실 맨 처음엔 "진짜 할 거냐. 마음먹고 할 수 있냐"라고 물으셨는데, 제가 (농구를 하겠다는 마음이) 확고해서 더 말리지 않으셨어요.
초등학교 때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는데, 중학교 올라가서 많이 뛰기 시작했어요. 매년 팀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입상도 수차례 했어요. 여러 경험을 했죠. (당시 포지션은?) 코치님께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절 슈터로 키우신 것 같아요. 항상 "자신 있게 쏘라"고 조언하셨어요.
코치님이 슈터를 추천하신 이유는 뭘까요?
제 장점이 슛이라고 생각해요. 슛이 잘 들어가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자신 있게 쏠 수 있는 깡이 있는 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요? 슛을 쏠 때 주저하지 않거든요. 그런 점 덕분에 지금까지 농구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도 짧게 돌아볼게요.
고등학교 1학년 땐 벤치에서 많이 보고 배웠어요. 언니들 덕분에 우승도 세 번이나 했었고요. 2학년 땐 많이 뛰었는데, 확실히 벤치에서 보는 것과 직접 뛰는 건 다르더라고요. 1학년 땐 언니들을 따라가기만 했다면, 2학년 땐 팀에서 제 역할이 있다는 거에 감사함과 보람, 재미 등을 느꼈어요.
현재는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요.
예전엔 프로 선수를 꿈꾸기도 했어요. 그런데 프로 선수보다는 다른 것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강원대학교 여자 농구부가 창단한 이후로 그곳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프로에 도전하지 않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을까요?
단신이라 현실적인 벽이 있어요. 또, 제 실력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프로에 진출할 만큼의 실력은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가능성이 낮다고 말이죠.
대학에서 해보고 싶은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생활체육 지도자와 심판 자격증도 따고, 그동안 못했던 공부를 하면서 진로를 찾아보려고 해요. 가능하면 농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아직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접해볼 계획이에요.
대학에선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저는 코트에서 빛나진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수비와 속공 참여 등으로 묵묵하게 팀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그런 선수요. (슈터로서는?) 슛도 제 장점이지만, 저는 수비도 자신 있어요. 수비가 잘 돼야 슛도 잘 들어가더라고요. 필요할 땐 외곽에서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려고 합니다.
롤 모델을 꼽자면.
지금은 은퇴하신 삼성생명 김보미 선수(현 WKBL 경기운영부장)요. 슛을 항상 자신 있게 쏘고, 코트에서 가장 부지런한 선수처럼 보였어요. 그런 점을 닮고 싶어요.
남은 고등학교 생활에 임하는 각오도 부탁드립니다.
일단 전국체전에서 꼭 메달을 따서 고등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리고 체전이 끝나도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될 거예요.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농구를 통해 모든 것에서 기본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고비는 언제든지 올 수 있고, 그럴 때 스스로를 믿고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더라고요. 열심히 하는 자세를 농구로 배웠어요. 또, 농구를 하면서 남이 쉽게 할 수 없는 경험도 많이 했어요. 우승했을 때 학교에서 축하 행사도 했고, 방송 촬영이나 인터뷰 기회도 많았어요. 농구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앞으로도 더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선배 언니들과 팀원들 모두에게 고맙고, 지원해주신 학교와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었어요.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