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홈에서 승점 3점을 챙겨야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는데 막판에 실점했다. 우승 팀에게 주어진 다이렉트 승격권을 대신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부산은 26일 오후 3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최종전에서 충북청주에 1-1로 비겼다. 승점 1점만 확보하면서 우승에 실패했다.
부산은 이날 경기에서 이긴다면 4년 만에 승격을 볼 수 있었다. 김천상무와 승점 1점 차이기에 홈에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확실하게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부산은 다득점에서도 김천상무에 열세였기에 무조건 이겨야 했다. 2020년 2부리그 강등 아픔을 다이렉트 승격으로 뒤집어야 했다.
최종전엔 우승팀을 포함해 1부리그 승격을 향한 경쟁이 시작된다. K리그2 우승팀은 다이렉트로 1부리그에 올라가며, 준우승(2위)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1(PO1)에 진출한다. 승강 플레이오프2(PO2)는 3위부터 5위까지 자격이 주어진다.
5위 팀과 4위 팀은 준 플레이오프를 거쳐 3위 팀과 붙는다. 여기서 이긴다면 K리그1 10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리그 승격 여부를 가리게 된다.
[경기전 감독 코멘트]
부산 박진섭 감독
"부담감을 안 가질 순 없지만, 지난 2주 동안 선수들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에게 평생 한 번 올 수도 있는 기회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편안하게 경기하라고 말했다. 직전 경기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기에 이번엔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긴장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말했다. 2위 김천상무 상황을 수시로 체크해 김천 상황에 따른 경기 운영을 할 것이다. 선수들에게 전해주진 않을 생각."
충북청주 최윤겸 감독
"부산이 동기부여 측면에서 더 강할 것이다. 축구인 입장에선 투자를 많이 하는 팀이 1부리그에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상대 팀 감독으로 왔다.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했다. 잘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부산전엔 출전 기회가 없던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프로에 들어와서 한 경기도 못 뛰고 사라지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 팀에 온 이상 호적이라도 한번 파주고 싶었다. 혹여나 부산을 이기게끔 하기 위해 그랬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일부러 길게 말한다. 다른 의도는 없다.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잃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선발 라인업]
부산은 라마스, 김찬, 페신에게 공격을 맡겼다. 김정환, 임민혁, 여름, 최준이 미드필더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수비는 어정원, 이한도, 조위제가 맡았고, 부산 골문은 구상민 골키퍼가 지켰다.
충북청주는 조르지와 유지원 투톱이었다. 피터, 홍원진, 장혁진이 충북청주 허리를 도맡았고, 이승엽과 김명순이 윙백에서 공격과 수비를 도왔다. 스리백은 이정택, 이한샘, 김원균이었고, 골키퍼 장갑은 정진욱이 꼈다.
[전반전]
부산은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2분 만에 세트피스로 충북청주를 위협했다. 충북청주가 볼을 잡고 빌드업을 진행하면 빠르게 압박해 주도권을 가져왔다. 라마스가 최전방과 1.5선을 오가면서 양쪽 날개에 볼을 뿌리며 부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부산은 전반 9분 김찬이 볼을 몰며 질주했고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라마스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충북청주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후 페신이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결대로 꺾어찼는데 골망을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충북청주는 조르지를 중심으로 간헐적인 역습을 이어갔다. 부산은 라마스가 좌우로 조율한 뒤 박스 안 얼리크로스로 충북청주 대형에 균열을 내려고 했다. 부산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충북청주를 압박하는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충북청주는 전반 22분 이주영을 투입해 이른 변화를 줬다. 25분엔 첫 번째 코너킥으로 기회를 잡았다. 조르지가 박스 안에서 피지컬로 버텨줬고, 흘러나온 볼을 이주영이 밀어차 부산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부산이 홈에서 주도권을 쥔 흐름은 계속됐다. 전반 31분 김찬이 골키퍼 정진욱과 충돌하며 철렁한 순간이 있었지만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전반 36분 부산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김찬이 머리로 댔는데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튕겨 나왔다. 뒤에서 재빨리 달려오던 라마스가 재차 슈팅을 이어갔지만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전반 막바지로 흘러갈 무렵, 반대쪽 경기에서 김천상무가 홈에서 서울이랜드에 1-0 리드를 이어가고 있었다.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부산이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김천상무에 역전 우승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전반 42분, 충북청주에게 프리킥이 있었다. 꽤 거리가 있었지만, 피터가 묵직한 중거리 슈팅으로 부산 골망을 조준했다. 부산은 곧바로 충북청주 진영으로 공격을 이어갔고, 라마스의 슈팅으로 선제 득점을 노렸다. 전반 종료 직전 라마스가 박스 바로 앞에서 직접 프리킥을 가져갔는데 충북청주 골키퍼 손에 걸려 고개를 떨궜다.
[후반전]
후반전에도 흐름은 흡사했다. 부산이 주도권을 쥐고 충북청주를 흔들었다. 충북청주는 라인 아래에서 웅크린 뒤 롱 볼을 섞은 전략으로 부산 배후 공간을 타격하려고 했다. 후반 14분, 충북청주는 유려하게 부산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한 뒤, 타점 높은 헤더까지 선보이며 부산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부산은 코너킥으로 선제골 고삐를 당겼지만, 좀처럼 충북청주 밀집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충북청주는 정민우를 넣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후반 22분 부산에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박스 안에서 슈팅 타이밍을 잡았는데 아쉽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하지만 두드리던 부산이 마침내 득점하며 포효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만든지 1분 뒤에 페신이 침투패스를 부드럽게 받아 정확하게 마무리했다.
이대로만 리드를 이어간다면, K리그2 우승은 부산에게 있었다. 부산은 선제골을 넣은 뒤 충북청주를 더 압박했다. 충북청주도 부산에게 실점했기에 더는 아래에서 웅크려 플레이할 수 없었다. 넓어진 충북청주 배후 공간은 부산 공격에 더 활력을 불어 넣었다.
부산은 후반 36분 송호영을 투입해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공격에 더 힘을 줘 추가골을 기록, 경기를 완벽하게 끝내려는 박진섭 감독 의도였다. 하지만 충북청주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 공격 템포를 올리며 부산을 위협했고, 코너킥에서 동점골 의지를 불태웠다.
충북청주가 동점골을 넣는다면 부산의 리그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다. 충북청주는 후반 43분 부산 박스 근처에서 위협적인 슈팅으로 부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부산은 구상민 골키퍼 선방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추가 시간은 6분이었다. 살얼음판 1골 리드를 달리고 있는 부산에겐 어쩌면 긴 시간이었다. 박진섭 감독은 민상기, 정원진을 투입해 공격과 수비에 변화를 줬다. 떨어진 체력을 보완하고 경기를 끝내려는 복안이었다.
부산은 후반 36분 송호영을 투입해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공격에 더 힘을 줘 추가골을 기록, 경기를 완벽하게 끝내려는 박진섭 감독 의도였다.
하지만 충북청주가 추가 시간에 세트피스로 부산 골망을 흔들었다. 부산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대로 끝나면 우승 실패. 부산은 막판까지 결승골에 총력을 다했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했고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