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져 있는 첼시가 승점 삭감으로 17위까지 추락한 에버턴에 덜미를 잡혔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첼시는 에버턴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첼시는 이날 경기에서 점유율 72%로 경기를 장악하고도 골 결정력에서 밀려 승점을 얻지 못했다. 슈팅 16개 중 유효 슈팅이 4개뿐인데 에버턴은 슈팅 9개 중 5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게다가 축구 통계업체 풋몹 집계에 따르면 결정적인 득점 기회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에버턴은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모두 살렸다. 전반 54분 도미닉 칼버트 르윈이 시도한 슈팅이 골키머 맞고 나온 공을 두쿠레가 놓치지 않고 오른발 강슛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후반 추가 시간에 코너킥에서 다시 골키퍼 펀칭에 맞고 흘러나온 공이 루이스 도빈에게 걸렸고 왼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수 차례 득점 기회를 놓친 첼시 공격수들은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아르만도 브로야는 평점 5.6점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교체 투입되어 슈팅 두 개를 모두 날린 니콜라스 잭슨 역시 평점 5.8점에 그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정말 정말 실망했다"고 선수단을 비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는 마땅히 받아야 할 점수를 챙기지 못했다. 우리가 더 나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며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우리가 확인해야 할 문제다. 우리는 현실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다음 이적시장에서 발전을 위해 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린 순위표에서 다른 위치에 있어야 한다. 에버턴과 같이 매우 어려운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들보다 훨씬 나았지만 득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첼시는 이날 경기 패배로 2연패에 빠졌다. 최근 5경기로 확대하면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전 3-2 승리가 유일하다. 나머지 4경기에서 1무 3패를 당했다.
승점은 19위. 이날 경기에서 승점을 한 점도 얻지 못하며 다른 경기에서 승점을 쌓은 팀들에 밀려 12위로 떨어졌다.
계속해서 "시즌 전반기가 끝나면 점검을 해야 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움직일 필요가 있다. 스포츠 디렉터드로가 함께 분석하고 시즌 후반기에 이 분위기를 바꾸고 개선할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 우린 더 공격적이어야 한다. 그런 다음 대대적인 평가를 이루어야 한다. 이적시장이 열리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볼 계획이다. 더 많은 선수를 요구할 것인지 적은 선수를 요구할 것인지는 말할 수 없다. 인식이 현실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놓치고 힜다.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을 12위로 마무리한 첼시는 이번 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토트넘을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이세스 카이세도, 로메로 라비아, 크리스토퍼 은쿠쿠, 콜 파머, 악셀 디사시, 잭슨 등을 영입하는 데에 4억6700만 유로(6610억 원)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달라지지 않은 순위에 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지도력을 향한 의구심도 생기고 적지 않다. 선두 리버풀과 승점 차이는 16점으로 벌어져 이미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분위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 맨체스터시티와 승점 차이 역시 14점에 이른다. 하위권인 에버턴은 중상위권 도약과 순위 싸움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팀이었기에 패배 충격이 두 배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서 첼시는 리스 제임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다. 로버트 산체스와 마크 쿠쿠렐라 역시 부상 의심으로 경기 중 빠졌다. 첼시는 이적생 은쿠쿠와 라비아가 장기 부상에서 회복 중으로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고 부주장 벤 칠웰도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변명을 만히 하고 싶지 않지만 이것이 세계 최고 풀백 중 한 명에게 일어난 현실"이라며 "우린 앞으로 며칠 안에 햄스트링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필 것"이라고 제임스의 부상 상태에 이야기했다.
이어 "산체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 중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 이날 경기에선 후반전에 무언가를 느꼈다. 그래서 교체를 요청했다. 발목을 접질린 쿠쿠렐라도 큰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 처음부터 우린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너무 많다. 젊은 팀이다. 탄탄한 팀을 만들기 위해선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에버턴은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뒤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에버턴은 지난달 18일 EPL 사무국으로부터 승점 10 삭감 징계를 받았다. 지난 3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승점 14(4승 2무 6패)였던 에버턴은 순식간에 승점 4로 쪼그라들었다. 한순간에 강등권인 19위로 추락하는 대형 악재를 마주했다.
그러나 노팅엄 포레스트를 1-0으로 꺾더니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날 첼시까지 2-0으로 잡아 내면서 3연승을 이어갔다. 승점은 13점으로 강등권이었던 순위를 3경기 만에 17위로 끌어올렸다. 18위 루턴 타운과 승점 차이는 4점. 게다가 3경기 모두 무실점 승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