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인 부분은 아쉽지만 그것과 바꿀 수 없는 MVP가 됐기에 만족한다.”
울산현대의 김영권은 4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에 선정됐다.
2023시즌 K리그1 최고의 별은 김영권이었다. 김영권은 감독 6표, 주장 4표, 미디어 55표를 받으며 안영규(광주), 제카(포항), 티아고(대전)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김영권은 올 시즌 32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로 울산의 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김영권은 올 시즌 패스 2268개를 성공시켰는데 해당 수치는 K리그1 전체 3위이자, 팀내 1위이다. 이는 김영권이 시즌 내내 뛰어난 빌드업 능력으로 울산 수비의 핵심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울산은 지난 시즌 이청용에 이어 2년 연속 MVP를 배출하게 됐고, 수비수가 MVP를 수상하는 것은 지난 2021년 홍정호(전북) 이후 2년 만이다.
다음은 김영권과의 일문일답이다.
▲ 수상 소감 때 아내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가정적으로 최대한 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더라. 축구를 하다 보니 집에 소홀하게 된다. 집안 신경을 못 쓰다 보니 아내가 혼자 해야 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고 힘들어하는 걸 봤다. 그런데도 티 한 번 내지 않고 끝까지 나를 위해 일하는 게 보여서 생각이 났다. 그래서 울컥했다.
▲ MVP 선정 후 아내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
내게 쐐기 아닌 쐐기를 박더라. 내년에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책임감이 더 생겼다. 아내 말을 잘 들어야 가정이 평화롭다고 다들 말씀하시지 않나. 내년에는 올해 한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중동 측 오퍼에도 잔류했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처음 오퍼가 왔을 때 당연히 사람인지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홍명보)감독님과 2, 3시간 면담한 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감독님의 경험, 그리고 인생에 있어 중요한 선택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잔류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오히려 감독님께서 잔류해서 잘했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줬다. 금전적인 부분은 아쉽지만 그것과 바꿀 수 없는 MVP가 됐기에 충분히 만족한다.
▲ 축구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쓰였으면 하는지.
가장 중요한 건 아직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이다.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커리어가 될 듯하다. 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있다. 이걸 목표로 이적했다. 작년에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올해는 기회가 남아 있다. 남은 경기를 이겨서 토너먼트에 오른 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것이다. 나의 마지막 페이지는 팬들이 봤을 때 ‘김영권은 한국축구, 대표팀에 진심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쓰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