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판 무리뉴' 이정효 감독의 강한 자신감은 여전했다.
4일 오후 4시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호텔월드 3층에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23'이 열렸다.
시상식 전 만난 이정효 감독이 많은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다. 이정효 감독은 올 시즌 승격한 광주를 리그 3위에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거침 없는 인터뷰까지 선보여 'K리그의 무리뉴'라는 별명을 얻었다. 조세 무리뉴(AS로마) 감독만큼 화려한 인터뷰 스킬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이정효 감독은 그동안 K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었다.
많은 관심에 부담을 느끼냐는 질문에 이정효 감독은 "부담은 안된다. 어차피 SNS도 안한고 신경쓰지 않는다. 올해 K리그 감독님만 해도 6명, 7명 바뀌었고, 2부까지 합치면 10명이 넘는 걸로 안다. 제가 3년 계약을 했다고 다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이것저것 따질 때는 아니라 생각한다. 팀에 있는 선수들이나 마음 졸이고 TV를 보실 부모님들이 계신다. 그분들이 걱정되지 다른 건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대해 두렵지 않냐고 묻자 "성적이 안 좋으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그걸 겁내고 싶진 않다.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 말 못하는 거다. 못하면 그 때 욕하면 된다. 미리 그걸 걱정해서 말조심한다고 해서 감독직을 계속 유지할 순 없다. 두려움이 있었으면 이렇게 성적을 못 냈을 것이다. 두려움 없이 내년에도 그냥 들어낼 거다"며 다시 한 번 거침 없는 답변을 내놨다. 이하 이정효 감독 인터뷰 전문.
-시즌 전 3위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선수들 반응은.
비웃었다. 내가 K리그2 우승한다고 그랬을 때도 웃었다. 그러나 우승하고 나고 할 수도 있겠다.약간 이렇게 바뀌었다.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5월달부터인가 7경기 동안 승리가 없을 때였다. 그때 좀 많이 힘들었다.
-어떤 생각을 많이 했나.
그냥 제 소신대로 밀고 나갈 건데, 골이 안나왔다. 어떻게 보면 지금도 똑같다. 저희가 지금 4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4경기 동안 5골 먹고 4골 밖에 못 넣었다. 이렇게 골이 안나온느 게 제일 고민이다. 찬스는 많이 만든다. 그런데 골이 안나온다. 골은 더 이상 감독이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것까지 만들어줘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3위를 하려면 상대가 대응하지 못하게 계속 변화해야 할 거 같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슈팅 지역까지 계속 디테일하게 잡아줬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그 다음에 볼 받기 전에 어딜 봐야 한다. 그런 것까지 잡아주고 있다. 포항전에서도 솔직히 많이 나왔다. 골이 안나왔는데, 그렇게 개선하다보면 완벽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 이해시킬 때가 어려울 거 같다.
정말 힘들다. 왜 그런지 찾아내야 되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년에 분석관 한 명 더 쓰기로 했다.
-개막 전에 유력한 강등 후보로 지목됐다가 지금은 3위다.
뿌듯하다. 여기 선수들이 7명이나 있다. 작년에 K리그2 트로피가 별로 안좋아보인다. 1부 리그하고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우리 저거 탐난다. 내년에 다시 오자고 했다.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온 거 같아 뿌듯하다.
-같이 온 선수들의 수상 가능성은?
(정)호연이는 높게 본다. 긴가민가 하는 게 (두)현석이, (이)순민이도 가능성 있지 않을까. (안)영규하고, (김)경민이는 조금 힘들 거 같다.
-내년 안데 전북과 울산의 양강 체제를 깰 수 있겠다는 생각은 안하나.
항상 목표는 크게 잡는다. 근데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어린 선수들 뼈대를 건들지만 않으면 그 선수들이 주축이 되고, 또 다른 선수들도 성장하고, 커리어보다는 실력 있는 선수들이나 외국인 선수를 잘 데려와서 하다 보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들한테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여기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할거다죠.광주에는 그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