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왼쪽)과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10일 2023-2024시즌 V리그 3라운드 경기 중 코트 위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던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부침을 겪고 있다. 직전 3라운드 경기에서 나란히 패배를 떠안으며 두 팀 모두 연패 수렁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1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약체로 꼽히던 KB손해보험에 져 뼈아픈 3연패 길목에 들어섰다. 같은날 한국도로공사 역시 IBK기업은행에 셧아웃 패배로 5연패 수모를 당했다.
대한항공은 주 득점원이었던 오른쪽 날개 공격수 링컨의 부상이 치명타가 됐다. 링컨은 대한항공을 연패 늪에 빠트렸던 지난 7일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훈련 중 허리 부상을 당해 이달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10일 링컨의 상태에 대해 “아직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빈 자리를 토종 아포짓 임동혁이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희망은 있다. 임동혁은 지난 KB손해보험전에서 매서운 대각 공격으로 무려 42점을 퍼부었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이뤘을 정도로 기량이 절정에 달해있다. 그러나 임동혁 외 득점 루트가 잘 보이지 않은 데다 경기 막판 집중력을 잃어 범실을 남발하면서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가 강호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GS칼텍스전에서부터 5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직전 IBK기업은행전에선 손발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폰푼-아베크롬비 조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세트를 헌납, 무력하게 패배를 떠안았다.
올 시즌 주전 라인업에 변동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던 ‘클러치박’ 박정아가 팀을 떠난 후 대각에서 득점을 터트려줄 공격수 자원이 마땅찮아졌다. 아웃사이드 히터 전새얀, 고의정에 아포짓 타나차까지 번갈아 나서고 있지만 아직 최적의 조합은 찾지 못한 상태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김세빈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더 성장이 필요해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개막 직전 세터 이윤정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던 것도 발목을 잡았다. 1라운드 막바지에 복귀한 이윤정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지난 7일 현대건설전에서는 중앙 공격수 활용도가 낮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윤정에게만 세터 역할을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04년생 신예 세터 박은지를 백업으로 기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13일 각각 한국전력과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