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펠릭스 페냐 ⓒ 곽혜미 기자 ▲ 펠릭스 페냐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다시 한번 한국에서 뛸 기회를 주신 한화 이글스 구단에 감사드린다."
펠릭스 페냐(33)가 내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한화는 9일 '외국인 투수 페냐와 재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5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최고 105만 달러(약 13억원)'라고 알렸다. 페냐는 올해 KBO리그에서 3년째이고, 재계약할 만큼 안정적인 성과를 냈는데도 KBO 신입 외국인 선수에게 주는 최고액 100만 달러를 조금 웃도는 선에서 도장을 찍었다.
페냐는 지난해 방출된 닉 킹험의 대체 선수로 처음 한화와 인연을 맺었다. 시즌 도중 합류한 만큼 한화는 페냐에게 50만 달러(약 6억원)를 안겼다. 페냐는 그해 13경기에서 5승4패, 67⅔이닝, 72탈삼진,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한화는 한번 더 믿고 갈 기량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판단했고, 올해는 35만 달러를 더 올려 85만 달러(약 11억원)에 재계약했다.
한화가 올 시즌 초반 버치 스미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때 묵묵히 실질적 에이스로 선발진의 중심을 잡은 게 페냐였다. 한화는 스미스에게 1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에이스의 임무를 기대했는데, 개막전 2⅔이닝 투구를 끝으로 부상 탓에 마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그나마 페냐가 버티고 있었고 영건 문동주가 신인왕 시즌을 보내면서 선발진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페냐는 올해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11패, 177⅓이닝, 147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30경기-170이닝 이상을 던졌는데, 한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지켜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또 최다 이닝 6위, 다승 공동 9위, 탈삼진 공동 6위, 평균자책점 14위에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고른 성적을 냈다.
화려한 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꾸준히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기에 귀하다. 페냐는 올해 퀄리티스타트 19개로 리그 6위에 올랐다. 1위 라울 알칸타라(두산, 22개)와 3개차밖에 나지 않았을 정도로 리그 최정상급 안정감을 뽐냈다. 그런데도 105만 달러에 잔류를 선택했으니 한화로선 복덩이라 할 만하다.
한화는 올해 58승80패6무 승률 0.420을 기록하면서 9위에 머물렀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 갈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9위는 분명 만족하기 어려운 순위다. 여러요소가 종합적으로 다 중요하다 해도, 결국 선발진이 강한 팀이 가을야구에 간다. 페냐는 그런 의미에서 한화가 5강권으로 올라설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