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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짝4 0 768 2023.12.1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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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연구할 땐 저녁 굶고 해야 답 나와”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지난 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축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영근 기자
“100점 만점에 51점입니다.” 이정효(48) 광주FC 감독이 매긴 올 시즌 팀 성적표다. 프로 축구 광주FC는 올 시즌 K리그1(1부)에서 16승11무11패(승점 59)로 12팀 중 3위를 했다. 올 시즌 2부에서 올라온 팀으로 시즌 전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는 성과. 2010년 창단 후 최고 성적을 냈다. 3위에게 주어지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불만이다. “승점 60을 달성하고 60골(실제론 47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상위 팀(34~38라운드)들엔 1승(2무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2위를 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50점에 딱 1점을 더한 이유는 절반 약간 이상은 했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대기 전 자신에게 먼저 채찍질을 가한다. 그는 저녁을 먹지 않는다.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아야 새벽까지 축구 영상을 보며 전술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자도 일부러 불편한 걸 쓴다. 오전 2시에 자서 8시에 일어나고, 사과·양배추·당근을 간 음료로 아침을 먹는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한 후에도 계속 축구 영상을 보고 다시 새벽에 잠드는 일상을 반복한다. 그는 “저녁 공복으로 인한 고통을 즐기는 단계까지 갔다”고 했다. 해외 축구를 볼 땐 러닝머신을 탄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데 하나만 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깨어 있는 시간의 90%는 축구 생각만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그 아쉬움을 선수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한다는 게 지도자 철학의 뿌리다. 그는 1998년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 수비수로 한 팀에서만 뛰다 2008년 비교적 일찍 은퇴했다. 스스로 빛을 보지 못한 선수였다고 말한다. 그는 “선수 시절 고(故) 이언 포터필드(1946~2007·스코틀랜드) 등 좋은 감독님도 만났지만, ‘그래도 안 돼’ 등 부정적인 말을 일삼는 지도자도 많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면 선수로서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2년 전 광주 감독을 맡았을 때부터 그런 교훈을 실천한다. 선수들에게 “주변에 만약 ‘그만하면 됐다’ ‘괜찮다’ 등 말을 일삼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관계를 끊어라” “안 되는 게 어디 있느냐” 등 정신 무장을 독려한다.

그래픽=박상훈
그는 ‘계속 성장하는 선수’를 신조로 팀을 운영한다. 그러기 위해선 끝까지 다그친다. 경기 막판까지 이기고 있더라도 선수들이 느슨하다 싶으면 관중석까지 다 들릴 정도로 호통친다. 약속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 불같이 화낸다. 엄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嚴師出高徒)는 말을 믿는다.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 건 스승이 게으르기 때문(敎不嚴 師之惰)이란 취지다.

하지만 훈련·경기가 끝나면 선수들과 육아 이야기에서 취미 공유까지 ‘동네 형’ 역할로 바꾸려 애쓴다. “5골 넣으면 신발 쏜다” “15경기 무실점 하면 골프채를 선물하겠다” 공약도 많이 던졌다. 이 감독은 ‘음덕양보(陰德陽報·꾸준히 쌓은 덕으로 훗날 복을 받는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대가 없이 베풀면 선수들도 언젠가 보답한다”고 했다.

그는 후회 없이 팀과 선수들 성장에 올 한 해 온 힘을 쏟았다.“ 올해 광주 돌풍 비결은 바로 나”라고 말할 정도다. 선수들 개개인에게 부족한 점을 맞춤형으로 보내면서 섬세하게 지도했다. 그는 선수들을 똑같은 장기알, 바둑알처럼 대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선수들은 햇볕을 쬐게 하고, 각기 다른 나쁜 가지를 잘라 주면 더욱 잘 크는 나무 같은 존재죠. 잘 가꾸면 누구든 성장한다는 걸 앞으로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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