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A다저스와 초대형 계약을 오타니 쇼헤이(29)가 새 팀에서도 등번호 '17번'을 단다. 조 켈리(35)의 양보 덕분이다. 켈리는 오타니로부터 선물을 받을 예정이다.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우완 불펜투수 조 켈리와 연봉 800만달러(약 105억원)에 1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켈리는 지난 7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뒤 11경기에 나와 10⅓이닝 동안 단 3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1.74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다저스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등번호에 대한 교통정리 때문이다. 켈리는 지난해 다저스로 복귀하면서 등번호 17번을 달았다. 이번에 오타니가 새롭게 계약하면서 또 한 명의 17번을 단 선수가 온 것이다.
일단 다저스는 켈리의 계약을 발표하면서 그의 등번호가 나오지 않은 사진을 사용했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선 켈리의 등번호를 99번으로 표기했다가 58번으로 바꿨고 현재는 아예 사라진 상황이다. 17번을 오타니에게 양보했기 때문이다.
켈리는 구단 자선 행사에 참석해 오타니에게 17번을 양보한 것에 대해 "영광이다. 사실 누구에게도 17번을 양보하지 않았었다. 학창시절부터 애착이 있는 번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남자(오타니)에게 번호를 넘겨주고 17번과 작별을 고했다"고 말했다.
최근 오타니와 만남을 가졌던 켈리는 "'땡큐'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더라.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것에 설렌다. 그는 이미 열심히 훈련 중이었다. 수술한 팔도 상태가 괜찮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등번호를 양보하면 선물을 주는 관례가 있다. 추신수가 SSG에 입단 후 17번을 양보한 이태양(한화)에게 고가의 시계 선물을 해준 것도 하나의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켈리는 보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리스트가 있다"고 웃은 뒤 무엇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