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NC 페디가 투수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걸 KBO리그의 격을 높였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불멸의 역사가 될 수도 있다. KBO의 외국인선수 규제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에릭 페디(30)가 예상대로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미국 언론들은 6일(이하 한국시각)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선수 3인 연봉 샐러리캡 400만달러 규정이 있는 KBO로선 애당초 메이저리그와 돈 싸움을 할 수 없었다.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NC 페디가 MVP를 수상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NC 페디가 MVP를 수상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email protected] 페디가 재계약 대상자이고, NC 다이노스가 나머지 외국인선수 2명의 보류권을 포기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 모두 신규 외국인투수를 뽑으면 NC의 2024시즌 외국인선수 샐러리캡은 410만달러. 더구나 국내선수와 달리 ‘하드캡’이다.
페디는 단순계산상 2년간 각각 750만달러를 받는다는 얘기이니, NC의 다년계약 제의는 어차피 매력적일 수 없었다. 어쩌면 페디가 KBO리그의 격을 높였을 수도 있고, 앞으로 쉽게 깨지지 못할 새 역사를 썼을 수도 있다.
역대 외국인선수가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건너간 사례 중 페디가 최초로 총액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제까지 최고액은 조쉬 린드블럼(36)이 2019-2020 FA 시장에서 밀워키 블루어스와 맺은 3년 912만5000달러였다. 린드블럼은 2015~2017년 롯데 자이언츠, 2018~2019년 두산 베어스에 몸 담았다.
KBO 역수출 신화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메릴 켈리(35)도 2018-2019 FA 시장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켈리는 당시만 해도 2018년 SK 와이번스 우승 외국인투수 정도의 수식어만 있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이후 승승장구하며 두 차례나 연장계약을 맺었다.
이밖에 2020년 두산에서 뛴 크리스 플렉센이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745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뛴 브룩스 레일리는 현재 뉴욕 메츠의 불펜으로 자리잡았으나 메이저리그에 돌아갈 당시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계약을 맺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 5일 기사를 통해 애당초 페디가 이들보다 더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고 했다. 이미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2017년부터 6년간 몸 담으며 경쟁력을 인정받은 투수였다. 단지 내구성 이슈가 있었을 뿐이다. 따지고 보면 NC가 페디를 100만달러 규정을 지키면서 1년간 데리고 있었던 게 행운이다.
KBO가 신규외인 100만달러, 3인 샐러리캡 400만달러 규제를 유지할 경우 어느 팀이든 앞으로 페디 같은 외국인을 데려올 수 있을까. 현행 구조에서 1000만달러 이상의 총액으로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경쟁력 있는 외국인선수를 영입하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