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마네도 넘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12호골을 넣었다.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3-2024 EPL 14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맨체스터시티와 3-3으로 비겼다. 토트넘은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며 리그 5위(승점 27)로 올라갔다.
이날 손흥민은 여러모로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먼저 전반 6분 데얀 쿨루세프스키가 보낸 롱패스를 절묘하게 머리로 건드려 수비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도쿠를 압도했고, 이후 페널티박스 안에서 에데르송이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불운도 겪었다. 손흥민은 선제골을 넣은 지 불과 3분도 안 돼 자책골을 넣었다. 전반 9분 훌리안 알바레스가 오른쪽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올린 프리킥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허벅지에 맞고 공이 절묘하게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사디오 마네(당시 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도 토트넘 무승부에 크게 기여했다. 손흥민은 1-2로 뒤지던 후반 24분 벤 데이비스가 다이빙 헤더로 보낸 패스를 그대로 조바니 로셀소에게 연결했고, 로셀소가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대를 맞고 들어가는 동점골을 기록했다. 또한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45분에는 존슨에게 패스를 보냈고, 이를 존슨이 크로스로 연결해 쿨루세프스키의 타점 높은 헤더 득점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이날 1골을 추가하며 엘링 홀란(14골), 모하메드 살라(10골)에 이어 이번 시즌 9골로 득점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리그 4경기 만에 가동한 득점포였는데,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득점하지 않은 경기에서 연달아 패하던 토트넘은 손흥민이 다시 골맛을 보자 무승부를 거둬 분위기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EPL 통산 득점에서 사디오 마네를 넘어섰다. 손흥민은 EPL에서 112번째 골을 넣어 111골을 적립한 마네와 디온 더블린을 넘어 단독 24위로 올라섰다. 바로 위에는 아스널 전설 이안 라이트(113골)가 있으며, 스티븐 제라드와 라힘 스털링이 120골로 21위에 위치해있다. 손흥민이 올 시즌 득점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제라드는 시즌 종료 전에 넘을 수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이 오랜만에 득점에 성공하며 토트넘을 리그 4연패 위기에서 건져냈다. EPL 득점 역사에도 이름을 남기고 있고, 지금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전설적인 선수들을 넘어서 EPL 150골 이상에 도전하는 것도 꿈만 같은 일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