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릭 페디 ⓒ 곽혜미 기자 ▲ 에릭 페디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에릭 페디(30)는 빅리그 6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한 뒤 KBO리그에서 성공기를 썼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6일(한국시간) 한국 도전 1년 만에 최정상급 투수로 성장해 빅리그로 돌아온 우완 페디를 집중 조명했다. MLB.com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이날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196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메디컬 테스트 절차가 남아 있어 구단의 공식 발표는 아직이다.
지난해 겨울만 해도 페디는 미국에서 이 정도로 주목할 선수가 아니었다. 페디는 2014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고, 2017년부터 빅리그에서 꽤 기회를 얻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102경기(선발 88경기)에 등판해 21승33패, 454⅓이닝,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MLB.com은 'MLB파이프라인에 따르면 페디는 2016년과 2017년 시즌 전에 유망주 상위 100명 안에 들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6시즌 동안 한번도 평균자책점 4.29보다 낮은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다. 부상 탓에 한 시즌에 140이닝을 넘긴 적도 없었다. 2022년 시즌에는 워싱턴에서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다. 탈삼진 94개, 볼넷 58개에 127이닝 동안 21피홈런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페디는 위의 설명대로 6시즌 동안 부진했던 탓에 메이저리그에서 더는 생존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워싱턴으로부터 논텐더로 방출됐고, 다음을 도모하던 차에 NC의 레이더에 걸렸다. NC 다이노스가 KBO 규정상 페디에게 줄 수 있는 최고 몸값은 100만 달러(13억원)였지만, 페디는 도전을 선택했다.
페디의 아버지인 스캇은 그런 아들에게 도전을 권했다. 스캇은 지난 겨울을 되돌아보며 "선택은 본인의 몫으로 남겨뒀지만, 아들에게 해외에서 살면서 다른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인생에 단 한번뿐인 기회라고 조언하면서 잘 선택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한번 숨을 고르고 가는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다승과 탈삼진,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면서 KBO 역대 4번째이자 외국인으로는 첫 번째 투수 트리플크라운의 영광을 안았다. KBO 외국인 투수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남겼고, 자연히 MVP도 그의 몫이었다.
MLB.com은 '페디는 올해 NC에서 탈삼진과 평균자책점, 다승 1위에 오르면서 KBO 역대 4번째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최동원상은 KBO의 사이영상이다'고 활약상을 소개했다.
스캇은 한국에서 도전을 즐기며 최고의 성적까지 낸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페디가 KBO MVP 트로피를 들어올린 날 "아빠로서 페디가 자랑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페디는 자랑스러운 최고의 아들이었다. 학교에서 성적도 뛰어났다. 페디와 같은 아들을 둔 건 내게 행운"이라고 감격했다.
페디는 한국에서 도전을 마친 뒤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아웃사이더'라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환경이고 언어라는 장벽도 있었다. 하지만 팀이 나를 좋아하도록 만들고 싶었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은 형제 같은 존재가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