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덴마크 수페르리가 미트윌란의 공격수 조규성이 유럽 진출 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터트렸다.
미트윌란은 5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아레나에서 열린 비보르FF와의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7라운드 맞대결에서 5-1 완승을 거뒀다.
미트윌란은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조규성과 프란쿨리누가 투톱으로 나섰고 샤를레스-크리스토페르 올슨-안드레 뢰머-다리오 오소리오가 중원을 형성했다. 수비진은 파울리뉴, 마스 베흐 쇠렌센, 스베리르 잉기 잉가손, 헨리크 달스고르가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요나스 뢰슬이 꼈다.
비보르는 4-3-3 대형으로 맞섰다. 스리톱은 이사크 젠센, 아노시크 에멘타, 세르지뉴였고 미드필드진은 야콥 본데, 예페 뢰닝, 마즈 쇤데가르가 꾸렸다. 포백은 올리버 분드고르, 얀 잘레텔, 니콜라스 뷔르지, 스르잔 쿠즈미치박이었다. 골키퍼는 루카스 룬드 페테르센였다.
이 경기는 겨울 휴식기 전 미트윌란의 마지막 경기였다. 덴마크 수페르리가는 유럽의 다른 리그들과 달리 7월에 시즌을 시작한다. 12월 초에 전반기 일정을 마치면 2월 중순까지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다.
먼저 앞서나간 팀은 비보르였다.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세르지뉴가 드리블로 미트윌란 진영까지 몰고 들어왔다. 세르지뉴는 중앙에 있던 에멘타에게 패스했고 에멘타는 뒤로 내줬다. 이를 본데가 오른발 슈팅을 통해 선제골을 넣었다.
미트윌란도 전반 42분 오소리오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프란쿨리누가 헤더로 연결하려 했다. 이때 비보르의 페테르센 골키퍼가 펀칭을 하려다 프란쿨리누의 머리를 가격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선수는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과감하게 중앙을 선택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페테르센 골키퍼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미트윌란은 추가 시간이 적용됐던 전반 49분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점수는 1-1이 됐다.
미트윌란은 전반 종료 직전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54분 페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공을 잡은 오소리오가 먼 거리였음에도 강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오소리오의 슛은 골문 왼쪽 하단에 꽂혔다. 점수는 2-1이 됐다. 전반전은 미트윌란이 앞선 채 종료됐다.
미트윌란은 후반 초반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오소리오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있던 프란쿨리누가 발을 갖다 댔지만 페테르센 골키퍼가 막아냈다. 흘러나온 공을 담스고르가 밀어 넣었다. 점수는 3-1이 됐다.
미트윌란은 다시 한 골을 추가했다. 주인공은 바로 조규성이었다. 후반 21분 올손이 페널티 아크 지역까지 접근한 뒤 조규성에게 패스했다. 올손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에 공을 꽂아 넣었다. 조규성은 유럽 진출 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폭발했다.
미트윌란은 후반 막판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9분 조규성이 비보르 진영에서 헤더로 공을 연결했고 프란쿨리누가 공을 잡았다. 프란쿨리누는 비보르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직접 드리블로 돌파한 뒤 왼발 슈팅을 날렸다. 프란쿨리누의 슈팅은 골키퍼가 발로 막아냈지만 교체 투입된 올라 브린힐드센이 세컨볼을 마무리지었다. 경기는 5-1 미트윌란의 대승으로 끝났다.
비보르를 완파한 덕분에 미트윌란은 17경기 11승 3무 3패(승점 36)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미트윌란은 덴마크 수페르리가를 세 차례 제패했다. 미트윌란은 이번 시즌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역시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비보르를 상대로 2골을 폭발하며 미트윌란에 승리를 안겨줬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의하면 조규성은 비보르전에서 슈팅 3개, 유효 슈팅 2개, 키 패스 3회, 지상 경합 승리 2회, 공중볼 경합 승리 6회를 기록했다. ‘소파스코어’는 조규성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8.6점을 부여했다.
경기 후 미트윌란은 조규성을 비보르전 최우수 선수(MOTM)으로 선정하며 그의 활약상을 인정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에서 8골을 넣은 조규성은 리그 득점 3위로 뛰어올랐다. 10골로 선두권인 선수들과는 단 2골 차다. 조규성은 이제 덴마크 리그 득점왕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규성은 K리그2 FC 안양에서 뛰었던 2019시즌 공식전 36경기 14골 4도움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안양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20년 1월 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로 이적했다. K리그1 명문 구단에 입단했지만 조규성은 2020시즌 28경기 5골 4도움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조규성은 K리그1에서 살아남기 위해 2021년 3월 김천상무프로축구단에 입대했다. 김천에서 그는 벌크업을 통해 근육량을 키웠다. 이는 성공이었다. 김천에서 조규성은 K리그1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그는 2022시즌 K리그1에서 17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다.
조규성은 2022시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면서 파울루 벤투 당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었다. 벤투 감독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조규성을 전격 발탁했다. 조규성의 첫 월드컵행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그는 가나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헤더로 2골을 넣으며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조규성이 최전방에서 제 몫을 한 덕분에 한국 대표팀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유럽의 관심을 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05,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셀틱,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이 조규성과 연결됐다. 유럽에서 이름값이 있는 팀들이었지만 조규성은 전북 현대 잔류를 선택했다. 조규성은 전북에서 반 시즌을 소화해 14경기 7골 1도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