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소가 멋진 복장으로 시상식에 참여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4일 서울 송파구의 롯데호텔월드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3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에 뽑힌 각 구단 수상자들과 후보들이 자리를 빛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제르소도 당연히 시상식에 참석했다. 제르소는 올 시즌 제주유나이티드에서 인천으로 이적해 34경기 7골 6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37경기 8골 7도움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에 살짝 못 미치긴 했지만 인천에서도 에이스 노릇을 하며 팀이 두 시즌 연속 파이널A에 진출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아쉽게 부상으로 11월 1일 전북현대와 FA컵 이후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간 활약만으로도 K리그1 베스트11에 들기는 충분했다. 제르소는 2023시즌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서 이순민, 오베르단, 엄원상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시상식 당시 인터뷰에서 신에게 먼저 감사를 전한 제르소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다. 축구 인생을 큰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제르소(인천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르소가 아내에게 고마워 할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날 제르소는 마치 인천을 연상시키는 듯한 파란 수트를 빼입고, 하얀 셔츠 위에 나비넥타이로 포인트를 살린 멋진 패션을 선보였다.
시상식 시작 전 선수, 감독들이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옷을 직접 골랐냐고 묻자 제르소는 "원래 미국에 있던 옷인데 아내가 미국에서 가져왔다. 올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뭔가 수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아내가 챙겨왔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제르소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켄자스시티에서 뛰면서 미국 국적을 획득했다.
제르소는 올 시즌 훌륭한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부진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그래도 팀으로서 잘 이겨낸 것 같다. 시즌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목표로 한 것들을 나름 성취하지 않았나 싶어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르소(오른쪽, 인천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제르소는 인천으로 이적해 생애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경험했다. ACL 조별리그로 가는 플레이오프에서 베트남 하이퐁FC를 상대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을 ACL에 올려놨고, 조별리그에서도 3경기 1골 1도움으로 팀의 ACL 첫 승과 2연승 등에 공헌했다.
제르소는 "ACL에서 많은 나라, 다른 리그의 팀들과 상대하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방식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며 "ACL은 인천이라는 팀이 K리그를 대표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제르소는 인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인천 팬들은 열성적인 응원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평일임에도 요코하마F.마리노스 ACL 원정에서 대단한 응원전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제르소도 이 점을 언급했다.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든 항상 우리를 응원해줬고, 먼 곳에서 경기를 해도 함께 와주고 응원했기 때문에 우리가 끝까지 싸우는 데 있어서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팬들의 응원 덕분에 인천이 파이널A로 가는 등 고난을 극복하고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