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제공 |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3~20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에서 0-3(16-25 22-25 17-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지난달 15일 한국도로공사전부터 이어진 연패 행진이 ‘6’까지 불어났다.
흥국생명은 불과 4일 전에 마주쳤던 상대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와 박정아의 주도 아래 이한비와 하혜진까지 분전하면서 흥국생명을 크게 몰아붙였다. 최종 5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석패하긴 했다. 하지만 세터 박사랑의 발견 등 여러 긍정적인 신호를 발견한 채로, 이날 3라운드에 임할 수 있었다.
사진=KOVO 제공 |
그 모습이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 1세트부터 무기력했다. 속절없이 쏟아진 범실이 문제였다. 하혜진과 오지영을 제외한 모두가 범실을 기록하며 중요 순간마다 점수를 헌납했다. 박정아는 단 1득점에 그치면서 공격 난조까지 보였다.
2세트에는 반전을 일구는 듯했다.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가운데, 야스민과 박정아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았다. 물론 강한 서브로 인해 수반되는 서브 범실은 여전히 진행형이었고, 그 부작용이 더 컸다. 달아날 찬스를 연신 놓치더니 결국 세트 후반부 뒷심 부족을 노출하고 말았다. 16-16 동점서 6점을 연달아 내주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기회를 놓친 후폭풍은 거셌다. 3세트에는 곧잘 버텨오던 야스민까지 범실 3개를 기록했다. 짙어지는 패색 속에 세터와 공격수 호흡도 좀처럼 맞지 않았다. 상대 높이에 허덕이면서 결국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올 시즌 4번째 셧아웃 패배와 함께 2승 11패, 승점 6점에 머물렀다. 유일한 한 자릿수 승점 팀 불명예가 여전히 유지된 채, 순위표 가장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다.
사진=KOVO 제공 |
조 트린지 감독의 얼굴도 침울했다. 연패 터널에 빠진 그는 “마무리가 실망스러웠다. 경기 중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 부분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4일 전과의 가장 큰 차이를 묻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서브나 리시브 등 기본적인 배구 능력이 부족했다. 그것들을 실행할 수 있었냐, 하지 못 했냐의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우리의 현 주소다. 시즌을 치르는 중이지만, 그런 부분들을 빠르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냉철한 진단을 내놓았다.
아픈 6연패 수렁에 빠진 페퍼저축은행은 매번 마주치는 상대가 버겁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리그는 멈추지 않는다. 단 이틀의 휴식 이후에 홈으로 정관장을 불러들인다. 트린지 감독은 “(연패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다시 내가 해야하는 일로 복귀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