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오른쪽)와 김하성이 지난달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을 함께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이정후의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주전 좌타자 2명을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내며 외야에 구멍이 뻥 뚫렸다. 한때 KBO 리그를 대표했던 ‘영웅 군단’의 주축들이 빅리그에서 동료로 재회하는 것도 꿈이 아니게 됐다.
7일 MLB 닷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이날 양키스와 2대 5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보내는 대가로 마이클 킹을 비롯한 우완투수 넷과 포수를 받기로 했다. 현지에선 블록버스터 급 트레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베이브 루스, 로저 매리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양키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대형 영입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이번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로스터 두 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우선 검증된 풀타임 외야 자원이 사라졌다. 지난 시즌 외야로 전향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만 우익수 자리를 지킬 뿐, 중견수와 좌익수 자리는 공석이 됐다.
라인업의 좌-우 균형도 무너졌다. 지명타자 자리에 맷 카펜터가 있지만, 내년이면 39세로 선수 생활 황혼기인 데다가 올해 타격 생산력도 1년 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빼면 이렇다 할 왼손 타자가 없는 수준인데 그마저 잠재적 트레이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좌타 외야수 보강은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이적시장 외야수 랭킹 2위로 평가받는 이정후를 붙잡는 데 힘쓸 공산이 커졌다. MLB 닷컴은 이정후가 샌디에이고의 영입 희망 명단 위쪽에 있다며 소토 트레이드를 기점으로 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사 시엔 키움 히어로즈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하성과 ‘코리안 듀오’를 결성하게 된다.
반대로 핀 스트라이프(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의 모습을 볼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양키스는 전날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알렉스 버두고를 영입한 데 이어 이날 샌디에이고와 대형 트레이드까지 성사시키며 단숨에 외야 자원 세 명을 수집했다. 다음 목표는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