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반시계방향으로 하주석 이도윤 문현빈 정은원 안치홍. 구단 제공 정지윤 선임기자어쩌면 10개 구단 10인의 싸움이었지만, 톱10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한화의 센터라인 내야수 유격수와 2루수에 관한 얘기다.
2023시즌 유격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위는 3.89(스탯티즈 기준)의 오지환(LG)이었다. 3.69의 박찬호(KIA)가 2위로 뒤를 이었다. 톱10에는 키움 선수 2명이 들어가 있다. 김휘집이 WAR 2.26으로 5위에 올랐고,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이 1.36를 기록하며 10위로 흔적을 남겼다. 한화 선수로는 이도윤이 WAR 0.82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2루수 WAR 리그 1위는 6.19의 김혜성(키움)이었다. 2루수 WAR 톱10에는 SSG 선수 2명이 포함돼 있다. 오프시즌 키움으로 이적한 최주환이 2루수 WAR 1.62로 8위에 올랐고, 김성현이 0.95로 10위였다. 한화 2루수 가운데는 0.84로 11위에 오른 정은원이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한화는 새 시즌 야수진 업그레이드를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 하나는 견고한 키스톤 콤비를 구성하는 것이다. 현재 구성으로 주전 키스톤 콤비 2명을 못 박기는 어렵다. 내년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최상의 조합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선택 가능한 ‘옵션’은 6가지로 보인다.
유격수 카드로는 지난 시즌 도약한 이도윤과 기존 주전 하주석이 경쟁하는 흐름이다. 2루수로는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안치홍이 최우선 카드로 고개를 들고 있다. 안치홍은 롯데에서 뛴 지난 시즌 2루수 WAR 2.85로 전체 3위였다.
그러나 한화 벤치는 안치홍을 2루수로 쓰면서도 1루수와 지명타자로 돌려 체력 안배도 시킬 계획이다. 그 틈에 정은원과 문현빈의 출전 빈도와 기용 방식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현빈과 정은원은 외야수로도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는 내년 2월 실전 모드로 접어들 즈음이면 키스톤 콤비 플랜A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루수 안치홍이 건재한 것을 전제로는 하주석의 주전 유격수 복귀 도전이 경쟁 화두가 될 수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다만, 한화 벤치에서 어떤 답을 내더라도 구성 가능한 옵션이 6가지에 이른다면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관점에서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내야진의 여러 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대비책을 미리 확보해놓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화 또한 내야 센터라인이 꽤 괜찮던 시즌이 있었다. 2021시즌만 해도 정은원이 2루수 WAR 1위인 4.46를 기록했고, 하주석은 유격수 WAR 3위인 3.09를 찍었다. 센터라인 내야수들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일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내년 시즌, 한화의 비상 여부를 가를 관전포인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