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나폴리 감독직을 거절했다.
지난 13일(한국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콘테 감독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나폴리에서 어떻게 고군분투하는지 보았다. 콘테 감독은 그의 경력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라고 전했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 33년 만에 세리에 A에서 정상에 올랐다. 나폴리는 지난 이적시장 동안 김민재를 제외하고 주축 멤버들을 사수했다. 당연하게 이번 시즌도 순항이 예상됐다.
그러나 나폴리가 기대하던 흐름과 전혀 다른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나폴리는 현재 8경기에서 4승 2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순위도 문제지만 경기력이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
많은 전문가는 나폴리의 문제를 뤼디 가르시아 감독으로 지목하고 있다. 우승을 이끌었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다른 전술을 구사하면서 팀 성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는 가르시아 감독과 나폴리 아루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겟 풋볼’은 데 라우렌티스 회장의 발언을 전했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은 “나는 가르시아 감독과 나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때가 되면 적절한 결정은 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이 말한 ‘적절한 결정’은 감독 경질을 의미한다는 게 현지 매체의 분석이다.
나폴리 팬들의 관심은 새로운 감독 후보에게 향했다. 이탈리아 축구 소식에 능통한 ‘디 마르지오’ 기자는 “콘테 감독과 데 라우렌티스 감독 사이에는 강한 관계가 있다.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돼야 하지만 나폴리가 감당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협상도 진행됐지만 이야기가 잘 통하진 않았다. 유럽 축구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나폴리와 콘테 감독이 협상을 통해 당장 나폴리 감독을 맡는 게 아니라 기다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콘테 감독이 나폴리 감독직을 거절한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콘테 감독는 나폴리를 맡은 경험이 있는 안첼로티 감독을 떠올렸다.
안첼로티 감독은 2018/19시즌부터 2년 동안 나폴리 지휘봉을 잡았다. 안첼로티는 유벤투스, AC밀란, 첼시, 파리 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빅클럽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는 유럽 5대 리그(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 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프랑스 리그1)에서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무려 4번 정상에 올랐다.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이 붙을 만했다. 나폴리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2019/20시즌엔 리그 9위까지 떨어졌고, 선수들이 합숙 훈련을 거부하는 등 좋지 않은 일들이 겹쳤다.
결국 안첼로티 감독은 시즌 도중 나폴리에서 경질됐다. 이후 안첼로티 명성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에버튼 감독으로 부임했다. 물론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다시 잡긴 했으나, 감독 커리어가 더 꼬였다면 유럽 정상급 클럽에서 감독으로 활동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콘테 감독도 이런 부분을 두려워했다. 매체는 “나폴리는 콘테 감독이 그의 경력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토트넘 이후 그에게 또 다른 잘못된 행선지가 될 위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매체는 “나폴리는 많은 윙어와 풀백이 있으나 콘테 감독이 선호하는 3-5-2 포메이션과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콘테 감독이 3-5-2 포메이션을 채택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이적시장에서 이뤄진 훌륭한 일을 망칠 위험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콘테 감독이 나폴리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경제적이나 기술적인 것보다는 시즌 도중에 부임하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콘테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클럽과 가까워졌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은 계속 쉬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며 감독 부임설을 일축했다. 콘테 감독이 직접 입을 연 이상 당분간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