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중인 골프 공인구는 2028년 부터 필드에서 모두 사라지게 된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먼저 프로 대회에서 퇴출된 뒤 2030년 부터는 아마추어에게도 적용된다.
세계 골프 규칙과 골프 장비 성능 등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비거리 증가 억제를 위해 새로운 골프공 성능 규정을 확정해 오는 2028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7일(한국시간) 밝혔다.
스윙 스피드 시속 125마일(201.17㎞), 발사각도 11도, 그리고 스핀 2200rpm으로 때렸을 때 비거리 317야드를 넘기는 볼은 위반이라는 새로운 규정이다.
한 마디로 현재보다 반발력이 떨어진 볼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현재 투어 공인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타이틀리스트 프로V1을 비롯해 캘러웨이 크롬 소프트, 테일러메이드 TP5, 브리지스톤 투어B, 스릭슨 Z스타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R&A와 USGA는 이 규정이 시행되면 볼 스피드가 시속 183마일(294.5㎞)인 장타자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13∼15야드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볼 스피드가 시속 183마일 이상인 선수는 투어에서 10명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 평균 볼 스피드는 시속 172.85마일(278.18㎞)이다. 평균 볼 스피드 선수의 경우는 9∼11야드의 비거리 손실이 예상된다.
R&A와 USGA는 여자 프로 선수는 5∼7야드,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5야드 가량 비거리 감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규정 도입 결정은 늘어나는 비거리 때문에 골프의 본질이 훼손되고, 골프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오랜 우려 때문에 나온 것이다.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골프 코스 전장 또한 길어지는 추세다. 그러면서 PGA투어 등 남자 투어 코스는 전장이 8000야드에 육박하는 실정까지 이르렀다.
올해 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은 선수는 98명이나 됐다.
볼 성능 제한 규정 도입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볼 성능 제한에 호의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장타보다는 정교한 기술 샷이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저스틴 토머스,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 등은 장타가 사라지면 골프가 매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쓰는 볼도 성능을 제한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따른다.
실제로 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6%가 비거리가 제한되는 볼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