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마침내 김민재가 마누엘 노이어(이상 바이에른 뮌헨)와 호흡을 맞춘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22일(한국시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마인츠의 MEWA 아레나에서 마인츠05와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8라운드를 펼친다. 앞서 7경기 동안 5승 2무(승점 17)의 성적으로 3위에 위치한 바이에른 뮌헨은 마인츠 원정에서 본격 선두 탈환을 목표로 한다.
바이에른 뮌헨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독일 언론 '키커'는 "노이어가 마인츠전을 앞두고 복귀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노이어는 지난해 11월 스키를 타다가 다리가 골절돼 10개월 동안 재활에 매진했다. 이제야 실전에 나설 몸상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노이어는 올 시즌을 준비할 때만 하더라도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프리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8월까지 볼을 제대로 차지 못해 복귀 시점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웠다. 다행히 이번 A매치 기간을 통해 동료 골키퍼들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복귀 OK 사인을 받았다.
노이어가 그라운드를 밟으면 10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독일 대표팀의 수문장으로 나선 노이어는 조별리그 탈락 이후 주어진 휴가 기간에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에서 부진을 취미인 스키를 통해 풀려고 했던 노이어인데 심각한 부상으로 지난 시즌 후반을 완전히 날렸다.
노이어는 수술을 마치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타깝게도 다리를 다쳤다. 이번 시즌이 벌써 끝나 마음이 아프다"라고 착잡한 마음을 표했다. 노이어에게 상당히 실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워낙 부진하면서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서 떨어졌는데 스키를 타는 행동을 두고 나무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로 인해 바이에른 뮌헨이 불똥을 맞았다. 언제나 그렇듯 지난 시즌에도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모두 우승을 노리는 입장이었기에 주전 골키퍼였던 노이어의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파리 생제르맹을 만나야 했기에 노이어의 부재가 크게 다가왔다.
바이에른 뮌헨은 노이어를 대신하기 위해 급히 묀헨글라드바흐에서 얀 좀머 골키퍼를 데려왔다. 2년 반 계약을 맺고 곧바로 주전 자리를 맡겨 급한 불을 껐다. 좀머는 노이어의 공백을 잘 메웠다. 1988년생 스위스 출신으로 노련미를 갖춘 좀머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목표로 하던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까지도 좀머의 거취를 두고 고민이 상당했다. 노이어의 복귀 시점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해 지난 여름 프리시즌 투어까지 함께했다. 그러나 노이어가 올해 안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해지자 인터 밀란으로 이적하며 짧은 바이에른 뮌헨 생활을 마감했다.
이제 노이어가 다시 골문을 지킨다. 노이어는 2011년 샬케04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온 이후 줄곧 넘버원을 자랑했다. 총 12시즌 동안 분데스리가 322경기 출전을 비롯해 공식전 489경기를 뛰며 부동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노이어는 단순히 선방만 좋은 골키퍼가 아니다. 현대 골키퍼에게 요구하는 발밑 기술 및 넓은 커버의 트렌드를 만든 이가 노이어다. 조금은 과도하다고 할 만큼 골문을 비우고 높이 올라오는 노이어인데 속도와 판단력, 발밑의 정확도가 좋아 공격 일변도의 전술을 활용하는데 큰 이점을 안긴다. 골키퍼가 가담하는 빌드업 역시 노이어가 유행시킨 대목이다.
골키퍼의 여러 장점을 강화하며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과시한 노이어의 가세로 김민재는 한결 부담을 덜 전망이다. 김민재도 괴물 같은 대인 방어는 물론 패스 정확도와 넓은 커버력으로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김민재의 스피드가 워낙 좋아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상황에 따라 위험도를 수반한다.
이런 점에서 노이어의 복귀는 김민재가 더욱 더 올라가 공수에 걸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할 요인이다. 노이어 자체도 골문을 비우고 올라오는 성향이기에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공격 시 충분히 하프라인 넘어 위치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바이에른 뮌헨은 공격적인 전술로 상대를 가둬놓을 수 있어 여러모로 김민재와 노이어의 호흡에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만약 노이어가 마인츠전부터 출전 가능하다면 국내 팬들의 이목을 더욱 끌 전망이다. 마인츠에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이 뛰고 있어 김민재와 이재성의 코리안 더비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노이어가 더해져 이재성이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위협한다면 마인츠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