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민재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나폴리로 데려와 '월드 클래스' 센터백으로 만들어낸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전 나폴리 단장이 실언 하나에 현 소속팀 유벤투스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영국 가디언은 19일(한국시간) "지운톨리 유벤투스 단장이 여성 비하 내용이 담긴 성차별적 발언으로 단장직을 내려놓을 위기에 빠졌다"라면서 지운톨리가 이탈리아 내에서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운톨리는 지난 시즌까지 나폴리에서 단장직을 지냈다. 수많은 선수들을 나폴리로 데려왔고, 지난 시즌에는 김민재,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영입해 대성공을 거뒀다.
기존 선수들과 김민재, 크바라츠헬리아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나폴리는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올랐다. 이후 지운톨리는 지난 7월 나폴리를 떠나 이탈리아 최고 명문 유벤투스로 거취를 옮겼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단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위기에 빠졌다. 최근 한 행사에서 성차별적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 원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운톨리는 '이적 협상 시작 전 축구 선수의 재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선수 영입은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과 같다"면서 "여자친구가 마음에 들어서 저녁 식사에 데려갔으나 집으로 데려왔을 때 영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도 있다. 요리도, 빨래도, 다림질도 하지 않는 여자친구일 수 있다"고 답했다.
당시 청중들은 지운톨리 발언에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지운톨리의 단장직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중도좌파 민주당 소속 정치인 마우로 베루토는 유벤투스 측에 지운톨리가 한 발언에 대한 입장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베루토는 "큰 스포츠 행사 무대는 물론이고 술집에서도 불명예스러운 성차별적인 발언"이라며 "불행하게도 (이탈리아) 축구계는 우리를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국 여성 운동선수협회 '어시스트(Assist)'의 루이사 리지텔리 회장은 "지운톨리 단장 발언에 대한 분노, 치욕, 수치심을 표현할 단어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걸 인정한다"며 "이런 성차별의 결과는 단 하나, 즉각적 사임이어야 한다"고 지운톨리의 단장직 사임을 요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축구계 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반에 성차별이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즌 세리에A 경기에서 한 심판이 여성 심판의 악수를 받지 않아 비난을 받았고, 지난 7월에는 국영방송 '라이'의 남성 해설자 2명이 일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인종차별 및 성차별적 발언을 해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한 이탈리아 축구계는 불법 베팅 혐의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산드로 토날리와 니콜로 자니올로, 니콜로 파지올리 등이 불법 도박 혐의를 받아 조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운톨리의 성차별 발언 논란까지 터지면서 이탈리아 축구계는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