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조세 무리뉴의 입담은 여전하다. 자신을 조롱했던 알레한드로 파푸 고메스가 도핑 테스트 양성이 나오자 곧바로 맞저격 했다.
스페인 카데나 세르는 23일(한국시간) "무리뉴는 고메스의 제재 사실을 알자마자 저격했다"면서 "무리뉴는 이미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한 번 기자들 앞에서 '쇼'를 펼쳤다"고 조명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 고메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축구게에서 이름을 떨쳤다. 아탈란타에서 252경기 59골을 기록하는 등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공헌하기도 했다.
스페인 세비야로 이적한 후에도 준수한 활약을 이어갔으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 대표로 2경기에 출전해 36년 만의 우승을 도왔다.
하지만 최근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면서 은퇴 기로에 놓였다. 고메스는 세비야에서 활약하던 지난해 11월 채취한 도핑 테스트용 샘플에서 금지 약물 테르부탈린이 검출돼 지난 21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현 소속팀 AC몬차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고메스의 도핑 적발 사실을 알리면서 2년간 출전할 수 없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5세인 고메스가 그대로 은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몬차는 "이번 양성 반응은 고메스가 비자발적으로 문제 약물을 복용한 결과다. 다음 단계를 어떻게 밟아야 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후속 대처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고메스 역시 성명을 통해 "금지 약물 복용은 실수였다. 우연히도, 본의 아니게 내 어린 아들의 감기약 시럽 한 스푼을 먹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테르부탈린은 천식, 기관지염 등 폐 질환 치료에 널리 쓰이는 약물이나 기관지 확장으로 호흡을 용이하게 해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프로 운동 선수들에게는 금지 약물로 지정돼 있다.
고메스는 아들의 감기약 성분에 테르부탈린이 포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테르부탈린이 치료적 사용은 운동선수에게도 허용된다. 어떤 경우에도 축구 경기력을 향상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지는 알 수 없다.
무리뉴가 이끄는 AS 로마는 지난 22일 몬차와 세리에A 경기를 치렀다. 무리뉴에게 고메스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고메스가 최근 무리뉴에 대해 "무리뉴에 대한 기억은 하나 뿐이다. 난 세비야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5월 무리뉴에게서 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빼앗았다"고 도발했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고메스에 대해 질문하자 무리뉴는 "뭐, 내 문제는 아니다. 기침이 조금 나긴 하는데 도핑 테스트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시럽이나 약은 먹고 싶지 않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