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보석을 또 찾아냈다.
바르셀로나는 23일(한국시간) 임시 홈구장인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컴파니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라운드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7승 3무(승점 24)로 개막 후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간 바르셀로나는 3위를 기록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전부터 공격이 걱정이었다. 주전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비롯해 하피냐, 페드리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중원에서 공격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프렌키 데 용까지 다쳐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린 선수들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주앙 펠릭스를 원톱에 두고 페르민 로페스, 페란 토레스로 비주전 조합으로 스리톱을 구성했다. 2선에도 어린 가비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전반 내내 슈팅 시도 자체가 3개에 불과할 만큼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반대로 원정을 온 빌바오가 바르셀로나보다 2배는 많은 슈팅 시도로 경기를 주도했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오는 분위기였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좀처럼 반전을 이루지 못하던 바르셀로나는 후반 중반부터 교체 카드로 해법을 모색했다. 후반 15분 라미네 야말과 로날드 아라우호를 투입해 공수 변화를 줬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최전방과 최후방에 다른 시도를 했다.
그래도 원하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벤치에도 마땅히 들어갈 카드가 없어 보였는데 후반 34분 로페스를 빼고 마르크 구이우를 넣었다. 구이우는 2006년생으로 이날이 성인 무대 데뷔전이었다. 어쩌면 예상하지 못한 투입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구이우는 들어가자마자 골을 뽑아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문전 깊숙하게 파고든 구이우는 펠릭스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가 반응하기 어렵게 낮게 깔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투입 후 불과 23초. 볼 터치도 고작 2번에 불과했다. 이 골로 바르셀로나는 난적 빌바오를 넘었다.
또 어린 자원이 해냈다. 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육성에 있어 일가견이 있다. 라마시아로 불리는 시스템은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리오넬 메시를 발굴했다. 메시를 포함해 200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핵심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헤라르드 피케, 페드로 로드리게스, 카를레스 푸욜, 사비 에르난데스 등 모두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 배경이었다.
최근에도 20세 안팎의 페드리와 가비가 바르셀로나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올 시즌 야말도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다. 여기에 17살에 불과한 구이우까지 등장하자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라마시아 만세"라고 외쳤다.
스포르트는 "구이우의 움직임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의 플레이였다. 펠릭스의 패스를 구이우의 발끝에서 끝냈다. 공간을 향한 노력을 기울였고 국가대표 골키퍼인 우나이 시몬을 완벽하게 읽어냈다"고 칭찬했다.
이어 "구이우의 골에 페드리, 레반도프스키, 데 용, 하피냐, 세르지 로베르토 등 결장 선수들도 관중석에서 정말 기뻐했다"고 조명했다.
10대 유망주의 꿈같은 데뷔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반응은 아주 뜨겁다. 스포르트에 따르면 구이우는 경기 전만 해도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4만4천 명이었다. 그런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현재 5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구이우는 폭발적인 반응에 대해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시간을 좀 갖고 싶다"라고 쑥스러워했다.
바다 건너 영국 'BBC'도 "구이우가 성인 데뷔전에서 33초 만에 결승골을 넣어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신예 등장을 빠르게 전하며 "구단 역사상 그 어떤 선수보다도 빠른 리그 첫 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