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물론 축구사에 손꼽히는 명문인 아약스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2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스타디온 할헨바르트에서 2023-2024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9라운드를 치른 아약스가 위트레흐트에 3-4로 패했다. 이 경기 전 리그 최하위였던 위트레흐트에게 무릎을 꿇은 아약스는 강등 직행권인 리그 17위(승점 5)까지 떨어졌다.
아약스가 끝 모를 추락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최다 우승팀이자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했던 아약스가 올 시즌에는 최하위 팀에까지 패했다. 전반 44분과 후반 3분 연달아 실점하며 끌려가다가 후반 7분부터 연달아 3골을 넣으며 승리하는가 싶더니, 후반 26분과 후반 45분 다시 상대에 2골을 내주며 결국 3-4로 처참하게 졌다.
경기 중간에는 아약스 관중들의 난동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후반 26분 아약스가 다시 동점을 허용한 채 경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자 분노한 팬들이 경기장에 플라스틱컵을 투척하면서 심판이 경기를 중단했다. 올 시즌 관중 난동으로 경기가 중단된 건 페예노르트전에 이어 두 번째이며, 10월 1일 발베이크전 상대 골키퍼가 심각한 부상을 당해 경기가 중단된 것까지 합치면 세 번째다.
관중 난동은 오히려 아약스가 지는 결과를 낳았다. 아약스는 경기가 진행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위트레흐트의 오스카 프라울로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져내렸다. 이로써 아약스는 리그에서 1승 2무 4패를 거둬 강등 직행권인 17위까지 추락했다. 마지막 승리는 8월 13일 개막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번 아약스 추락은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된 결과다. 2020년을 전후로 아약스 부흥을 이끌었던 마르크 오버르마르스와 에드윈 판데르사르 등 구단 전설 출신 수뇌부들이 모두 팀을 떠나며 이적시장과 구단 운영에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사라졌다. 최근 루이 판할, 다니 블린트 등 구단 전설들에게 연달아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이적시장 실패가 겹쳤다. 위리엔 팀버르, 모하메드 쿠두스, 에드손 알바레스 등 지난 시즌 핵심들이 떠난 자리를 요시프 슈탈로, 베냐민 타히로비치, 브랑코 판덴보먼 등으로 메우려 했으나 영입생들이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성적이 수직낙하했다.
마우리스 스테인 감독도 지난 시즌 스파르타로테르담에서 보여줬던 전술적 역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을 성공적으로 수습했던 욘 헤이팅아 2군 감독을 전혀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축구사에 손꼽히는 명문이 몰락하고 있다. 아약스는 1970년대 유러피언컵(현재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3연패를 기록한 건 물론 리누스 미헬스 감독과 요한 크루이프를 필두로 토털풋볼을 완벽하게 구현해 전 세계 축구 전술사에 영원히 기억될 업적을 남겼다. 이후에도 네덜란드 유망주 양성의 산실로 기능하며 자국 최고 명문 지위를 굳건히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