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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0 652 2023.12.0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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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에이스 오자 연패…'상식' 밖 스펠맨

안양 정관장 오마리 스펠맨. 사진=KBL 제공

오매불망 기다렸던 에이스가 왔다. 그런데 팀이 되레 그 에이스 때문에 연패의 늪에 빠졌다.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은 지난달 24일 수원 KT전부터 이달 3일 서울 SK전까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연패 직전에는 흐름이 좋았다. 지난 11월 23일 기준으로 9승 4패(승률 0.692)로 2위를 달렸다.

팀이 180도 달라진 건 외국인 선수 때문이다. 정관장은 올 시즌 초 1옵션 외국인 오마리 스펠맨이 왼 정강이 피로골절로 이탈, 대체 외국인 듀본 맥스웰을 기용했다. 처음엔 스펠맨의 공백이 악재였다.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이라 해결사가 전무했다. 당시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스펠맨이 있을 때와 달리 상대 팀이 1대1로 매치업한다. 외곽 등 다른 곳에서 득점 찬스가 크게 줄었다"고 그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2023-2024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정관장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4쿼터 패색이 짙자 김상식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email protected]

김상식 감독은 '시스템 농구'로 위기를 극복했다. 맥스웰과 2옵션 대릴 먼로에게는 스펠맨 같은 파괴력은 없었다. 대신 두 외국인 베테랑인 팀 전술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30득점을 내는 해결사는 없어도 고른 득점과 탄탄한 수비로 5연승까지 달렸다. 김 감독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도 찬사가 따랐다.

정작 스펠맨이 돌아오면서 팀이 다시 꼬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마지막으로 스펠맨이 피로골절 부상에서 돌아왔고, 맥스웰은 계약을 끝내고 정관장을 떠났다.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그를 찾아 새 직장도 얻었다. 그런데 스펠맨은 복귀하자마자 두통을 호소하며 11월 24일 KT전과 26일 원주 DB전에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후 3경기 출장해서도 평균 9.3점, 3점슛 성공률은 25%에 불과할 만큼 경기력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평균 19.9점, 3점슛 성공률 35.9%)과 차이가 크다. 정관장은 그가 결장한 2경기, 출장한 3경기에서 모두 졌다. 지난 6일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TNT 트로팡 기가전에서 팀은 105-97로 승리했지만, 스펠맨은 18분 25초만 뛰며 7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

공격력보다 더 큰 문제는 팀플레이가 깨졌다는 점이다. 스펠맨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데다 팀 훈련에도 오래 빠졌다. 기존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고도 시스템 농구로 버텼던 정관장에 오히려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좀처럼 선수를 탓하지 않는 김상식 감독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팀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해졌다. 선수들도 스펠맨이 돌아오는 것을 기대했는데 두통을 이유로 결장이 길어졌다"며 "디펜스 조직력도 많이 떨어졌고, 선수들 자신감도 저하돼 (독려하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식 감독은 스펠맨에 대해 "예전에는 세컨드 리바운드를 잡은 후 올라가서 쉽게 덩크슛을 넣었다. 지난 경기를 보니 그걸 못하더라. 몸이 아직 정상은 아니구나 싶었다"라며 "속공도 가담하던 선수인데 약간 눈치를 보며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3-2024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정관장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워니가 스펠맨을 앞에 두고 슛을 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email protected]

스펠맨이 정관장에 고민을 안긴 건 처음이 아니다. 2021~22시즌부터 파괴력을 인정받은 그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특히 체중이 문제였다. 시즌 중 급격하게 살이 찌고, 경기력도 떨어져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때 팀을 흔들었다.

김상식 감독은 "스펠맨을 복귀시키는 대신 맥스웰을 계속 쓰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했다. 하지만 스펠맨이 개인 훈련을 충실히 했고, 감량도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먹고 잘하겠구나'라고 기대했다"며 "그런데 2경기에 결장하니 나도 당황했다. 선수도 노력하고는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당장 대안은 없다. 시스템 농구에 스펠맨을 녹아들게 하는 게 최선이다. 김상식 감독은 "팬들이 (스타가 없는) 우리 팀에 원하는 건 화려하고 멋있게 득점하는 게 아니다. 팬들도 우리 사정을 다 안다"며 "열심히, 악착같이 하는 모습을 원하신다. 선수들에게도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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