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가 빠진 맨시티는 마치 '앙꼬 없는 찐빵' 같았다. 7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린 애스턴빌라와 2023~2024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연속 무승 경기가 4경기째로 늘었다. 4경기에서 3무 1패, 승점 3점 획득에 그친 맨시티는 승점 30점에 머물며 3위 자리를 빌라(32점)에 내주고 4위로 추락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4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만 머쓱해졌다.
경기 내용에서도 압도당했다. 슈팅수는 빌라 22개, 맨시티 2개였다. 이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를 거쳐 2016년부터 맨시티를 이끄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535경기 중 단일경기 최다 피슈팅수이자 최소 슈팅수에 해당한다. 스코어가 0대1로 끝마친 것이 신기할 정도로 상대에 휘둘렸다. 맨시티가 리그에서 패한 건 지난 10월9일 아스널전 이후 약 2달만이다.
EPA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이날 맨시티가 흔들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장자에서 찾을 수 있다. '대체불가'이자 '본체'로 여겨지는 스페인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가 누적경고 징계로 이날 빠졌다. 수비수 존 스톤스, 마누엘 아칸지를 미드필더로 올리는 변칙 전술이 먹혀들지 않았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맨시티가 또 다시 로드리 딜레마에 시달렸다"고 적었다. 기록이 말해준다. 맨시티는 올시즌 컵포함 4패를 기록 중인데, 공교롭게 맨시티가 패한 4경기에서 로드리가 모두 결장했다. 반대로 로드리가 출전한 경기에서 무패 질주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압도적인 피지컬, 압박 능력, 볼 키핑 능력, 패스 능력을 두루 겸비한 로드리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 '천재 플레이메이커' 케빈 더 브라위너, '철벽 수비수' 루벤 디아스, '월클 골키퍼' 에데르송 등 스타를 보유한 팀에서 로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떤 선수보다 크다는 걸 새삼 깨닫지 않았을까. 다행인건 로드리가 한 경기 징계를 씻고 10일 루턴타운 원정경기에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