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쟁을 벌이는 메시(왼쪽)과 호드리구(가운데). 'TyC 스포츠' 캡처
경기 중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향해 "겁쟁이"라며 언쟁을 벌인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이후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호드리구는 23일(현지 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인종차별자들은 언제나 있다"며 "내 SNS는 모욕과 헛소리로 침범 당했다"고 알렸다. 이어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공격할 때 우리가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인종차별자들은 범죄와도 같은 행위를 저지른다"며 "그 사람들에게 불운이 따르길 바란다. 우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드리구는 지난 22일 '최대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홈 경기에 출전했다. 이 경기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는 열렸다.
킥오프 전부터 두 나라 축구 팬들 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관중석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 이를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브라질 경찰이 아르헨티나 관중을 곤봉으로 폭행하는 모습까지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 과정에서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축구 팬의 모습까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에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급히 빠져나갔다.
27분이나 지연되며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경기. 하지만 이번엔 그라운드 위에서 호드리구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뒤엉켰다.
아르헨티나 매체 'TyC 스포츠',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호드리구가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 폴(AT마드리드)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후 메시가 언쟁에 개입하자, 호드리구는 메시를 향해 '겁쟁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들은 메시는 "우리가 세계 챔피언인데 왜 겁을 먹나"라고 반격했다고 해당 매체들은 전했다. 'TyC 스포츠'는 "비록 카메라에 완전히 담기지 않게 손을 입에 대고 있었지만, 아주 명백하게 들렸다"며 영상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베테랑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가 후반 18분 결승 골을 터뜨린 아르헨티나가 1 대 0 승리를 챙겼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승리로 남미 예선 선두에 달렸다. 반면 브라질은 역사상 처음으로 홈에서 월드컵 예선 패배를 맛봤다. 게다가 예선 3연패라는 쓰라린 성적을 안게 됐다.
메시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마라카낭에서 거둔 위대한 승리"라고 자축했다. 하지만 경기장 폭력 사태에 대해선 "아르헨티나에 대한 탄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미친 짓이며 이젠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