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패를 끊은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이젠 ‘탈꼴찌’를 노린다.
지난 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진행된 OK금융그룹과 2023~2024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둔 KB손해보험 선수들과 팬들은 경기 직후 12연패를 탈출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50일 만의 승리였다. KB손해보험은 앞서 시즌 첫 경기였던 10월17일 한국전력전 승리 이후 내리 12연패를 당했다.
연패는 계속됐지만, 마냥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 것은 아니다. KB손해보험은 1라운드에서 비록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에 세트 점수 2-3으로 패했지만, 풀세트 접전으로 경기를 끌고 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도 연패 초반에는 “결정적인 포인트를 내야 할 때 점수를 내줄 수만 있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음을 급하게 먹는다고 질 경기에서 이기진 못하기에 선수들에게도 ‘천천히 하라’고 이야기해줬다”고 서두르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승점 10(2승12패)을 만든 KB손해보험은 6위 현대캐피탈(승점 10·2승11패)에 세트 득실률에서 밀려 최하위에 머물렀다. 현대캐피탈이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격차가 크지 않기에 연패 탈출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탈꼴찌도 먼 꿈은 아니다.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의 굳건한 공격력을 중심으로 국내 선수들의 득점 가세가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다. OK금융그룹전 승리는 비예나의 28점 활약에 홍상혁(11점), 리우훙민(7점), 김홍정(7점), 한국민(7점) 등의 득점이 보태졌기에 가능했다.
연패 중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토종 에이스’ 황경민의 합류도 KB손해보험의 잠재적 상승 요인이다. 황경민은 지난 11월16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팀 동료 홍상혁과 충돌하며 늑골이 골절돼 현재 재활 중이다. 당장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의 공백 속에 3라운드를 잘 버티면 이후 돌아올 황경민과 함께 중반 라운드부터 반등의 계기를 만들 기회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