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미들 블로커의 높이가 낮은 팀 중 하나다. 센터에서 활약해줄 핵심 전력인 김희진은 지난 2월 무릎 수술 이후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3라운드 중반쯤 복귀가 예상된다. 약점이 분명한 팀인데도 IBK기업은행은 현재 승점 19(7승7패)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3위 GS칼텍스(승점 22·8승6패)와 승점 차이도 3점에 불과하다. 팀을 이끄는 중심에는 ‘젊은 피’ 최정민(21)이 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긴 하나, 프로 4년 차 미들 블로커 최정민은 올 시즌 ‘커리어 하이’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정민은 6일 현재 세트당 평균 블로킹 0.96개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80㎝에 불과한 최정민의 신장이다. 그는 같은 포지션 경쟁자들보다 작은 키를 가지고도 신장의 이점이 큰 블로킹에서 도드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부문 2위인 양효진(0.90개·현대건설)의 신장은 최정민보다 10㎝ 큰 190㎝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듯한 최정민의 활약은 팀에도 적잖은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한 경기 최다 블로킹(9개), 득점(18점) 기록을 한 번에 갈아치우며 선수로서 한 단계 도약한 최정민은 지난 6일 다시 맞붙은 GS칼텍스전에서 양 팀 최다인 블로킹 6개 포함 9점을 올려 팀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최정민은 블로킹 외에도 이동공격 성공률 33.33%로 이 부문 6위에 이름을 올리며 팀이 다양한 공격 경로를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최근 최정민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사실 우리 팀은 가운데가 가장 낮은 팀이고, 미들 블로커 전력이 가장 안 좋다는 평가를 듣는다”면서도 “(최)정민이가 자기 자리에서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매 경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