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둔 이정후의 공식적인 행보가 시작된다. 포스팅 시스템 참가 시작과 함께 메이저리그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KBO는 23일 "키움 히어로즈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 선수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하여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키움 역시 포스팅에 필요한 이정후의 의료 기록 자료를 넘겼다. 해당 의료 자료는 이정후가 프로 데뷔 후 받은 치료 기록 및 의사, 트레이너의 서명이 담겨있다.
KBO는 앞서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이정후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이 왔음을 알렸다. 이후 KBO는 이정후가 키움 히어로즈 소속 선수라는 사실을 통보했다.
MLB의 신분 조회 요청은 해외 구단이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 선수를 영입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 절차로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영입 의사가 전해지면 MLB 사무국이 해당 리그 사무국에 신분 조회 요청을 한다.
사진=연합뉴스이정후의 포스팅 신청에 따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을 공지한 다음 날 오전 8시부터(미국 동부 시간대 기준)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이정후와 계약 협상이 가능하다. 미국이 24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에 들어갔기에 이정후의 포스팅은 12월 초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후 이정후가 MLB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키움 히어로즈에 지급해야 한다. 이는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은 계약금에 대한 20%를,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은 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17.5%를,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달러 초과일 경우, 메이저리그 구단은 937만 5000 달러와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한 15%를, 보장 계약 금액 외에 보너스나 클럽 옵션이 있을 경우 선수가 달성 시 해당 금액에 대한 15%를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하는 내용에 해당한다.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에 이르지 못할 경우 포스팅은 종료된다. 이 경우 이정후는 다음 연도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기 때문에 2024시즌에도 키움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키움 이정후는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연합뉴스]'바람의 손자' 탄생, KBO리그를 폭격하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7년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에 이정후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았다. 보통 투수를 지명하는 1차 지명에서 당시 내야수였던 이정후를 지명 한 것에 아버지인 이종범의 인기가 붙었다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일각에서 나온 헛소리에 불과했다.
이정후는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가져간 것은 물론, 정규시즌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또 KBO 신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바람의 손자'라는 수식어가 탄생하게 됐다.
또 흔히 보이는 '2년 차 징크스'도 없었다. 이정후는 2018년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의 좋은 성적을 냈고,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수로 거듭났다. 이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획득은 물론 데뷔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받았다.
2019시즌에도 타율 0.336(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13도루 OPS 0.842를 올렸고,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12도루 OPS 0.921로 폭발했다. 특히 2020시즌에 올린 15홈런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돌파이기도 했다.
2021 시즌엔 이종범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 타이틀을 챙겼다. 그는 2021시즌에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를 올렸다. 슈퍼스타급으로 평가받는 'OPS 0.900 이상'을 2년 연속 돌파했다.
키움 '간판 타자' 이정후는 4타수 4안타를 쳐 시즌 처음으로 타율 3할을 넘겼다. 사진은 지난 8일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키움 이정후가 아버지 LG 이종범 주루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그리고 2022시즌, 마침내 리그를 평정했다. 이정후는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으로 2년 연속 타격왕과 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이후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2023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는 키움 구단과 논의 끝에 MLB 진출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구단 역시 흔쾌히 승낙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진출 도전에 나서게 됐다.
다만 가장 중요했던 올 시즌, 부상으로 힘겨웠다. 발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반 이탈하게 되었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