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바야흐로 이정후의 시간이 왔다.
KBO가 이정후의 포스팅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공식 요청함에 따라 현지의 '이정후 쟁탈전'에도 불이 붙었다.
앞서 지난 15일 사무국이 이정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고, KBO가 이에 답한 것. 소속팀 키움 역시 이정후의 포스팅에 필요한 의료 기록을 제공했다. 올시즌 전례없이 큰 부상을 당했던 이정후인 만큼 상세한 의료기록 동봉은 필수다.
아직 이정후의 포스팅은 공지되지 않았다. 미국 현지는 추수감사절 연휴 중이다. 연휴가 끝나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정후 영입경쟁이 시작될 전망.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8회말 1사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10/뉴욕 포스트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이정후를 노크하는 팀이 20개나 된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무대를 밟았던 김하성보다 야구 재능이나 타격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도 줄을 잇고 있다. MLB닷컴은 올해 FA 중 이정후를 14위로 꼽았고, 폭스스포츠는 무려 4위에 올려놓았다.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 진출할 당시의 계약은 4+1년 3900만 달러(약 509억원)였다. 이정후가 이 금액을 넘어설 것은 확실시된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의 계약 규모를 4년 5600만 달러(약 731억원)까지 예상하기도 했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8회말 대타로 나온 이정후를 향해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10/이정후 경쟁에서 가장 앞선 팀으론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꼽힌다. 두 팀 모두 올해 겨울 외야 보강에 혈안이 된 팀들이다. 코디 벨린저, 후안 소토와 더불어 이정후가 전력보강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한국 현지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정후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팀들이다.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은 지난 10일 이정후의 홈 고별전 현장을 직접 찾아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워싱턴 내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이정후의 행선지로 꼽힌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키움전. 이정후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7/이정후의 최대 가치는 역시 25세의 젊은 나이다. 대부분의 한국, 일본 선수들이 30 즈음에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서비스타임이 4~5년 더 있는 셈이다. 풀스윙에도 낮은 삼진율, 탁월한 컨택 기술에도 찬사가 쏟아진다.
단 직구 적응이 관건이다. 김하성조차 메이저리그의 직구에 적응하는데 1시즌을 고스란히 쏟아부어야했다. 2년차부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김하성만 해도 매우 빠르고 성공적인 사례다.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경기장을 찾은 김하성과 이정후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3.11.13/앞서 이정후는 직구 공략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배트 위치를 바꾼 타격폼을 시도한 바 있다가 타격 부진으로 되돌린 바 있다. 이정후가 이전의 타격폼으로 다시 변화할지, 혹은 새로운 타격폼을 선보일지도 관건이다.
이정후의 미국 에이전트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 측은 이정후에 대해 "타격과 수비를 겸비했다. 미국 무대에서 'K팝' 열풍을 일으킬 선수"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