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올시즌 정규시즌 첫 격돌이자 NBA 인-시즌 토너먼트 진검승부를 펼친다. 최근 양팀의 페이스는 나란히 좋지 않다. 골든스테이트는 서부 컨퍼런스(7승 9패‧승률 0.438) 11위, 샌안토니오(3승 12패‧승률 0.200)는 15위(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반등을 위해서라도 순위가 낮은 팀끼리의 맞대결만큼은 내줘서는 안되는 입장이다.
양팀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는 ‘매운맛’ 스테판 커리(35‧188cm)와 ‘웸비(Wemby)' 빅터 웸반야마(19‧223cm)다. 커리는 골든스테이트를 신흥 명가의 위치에 올려놓은 진형형 레전드다. 커리어 추가 여부에 따라 역대 10위권 플레이어의 위치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웸반야마같은 경우는 향후 커리같은 슈퍼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초대형 유망주다. 르브론 제임스 이후 최대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드래프트 이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고 거기에 걸맞게 첫 시즌부터 루키 신분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커리 또한 그가 NBA에 오기 전부터 “2K 농구 게임에서 만들어진 선수같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재능의 소유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바 있다.
양팀의 승패를 짊어지고 있는 커리와 웸반야마로서는 서로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커리는 골든스테이트의 토너먼트 8강 진출 희망을 이어가야 하고, 웸반야마는 팀의 10연패를 끊어내야만 한다.
시즌 평균 29.4득점(전체 6위), 3.8어시스트, 4.7리바운드, 0.9스틸을 기록 중인 커리는 피닉스 선즈전 부진을 뒤로한 채 반등에 도전한다. 이날 3점슛 8개를 던져 1개만을 성공한 커리는 16득점에 그쳤다. 올 시즌 처음으로 20득점을 넘기지 못했으며 14경기 연속 3점슛 4개 이상 성공 기록 역시 마감하게 됐다. 홈팬들 앞에서 달라진 모습이 절실한 상황이다. 마침 샌안토니오와는 상성도 좋다. 커리가 쇼타임을 펼치기 잘맞는 상대다.
웸반야마를 보유한 샌안토니오의 높이는 분명 골든스테이트보다 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높이보다는 수비의 차이가 더 커보인다. 샌안토니오의 외곽수비는 리그 최하위권 수준이다. 39.2% 성공률로 경기당 14.5개의 3점슛을 내주고 있다. 외곽이 별다르게 강하지 않은 팀도 샌안토니오만 만나게 되면 양궁팀으로 변모할 정도다.
수비 시스템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샌안토니오의 외곽수비가 시즌 중 드라마틱하게 변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리그 최고 양궁팀 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가 3점슛 잔치를 벌이기 딱 좋은 상황이다. 물론 경기당 5.2개(전체 1위)의 3점슛을 43.7%의 성공률로 적중시키고 있는 커리 외에 다른 선수들이 함께 터져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고 있다. 동료들의 슛감이 올라와야만이 다운된 분위기를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는 분석이다.
새크라멘토, 미네소타, 오클라호마시티, 샌안토니오와 함께 서부 C그룹에 속해있는 골든스테이트는 인-시즌 토너먼트 8강 진출을 향한 연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1승 1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탈락이 확정된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큰 점수차 대승이 절실하다.
인-시즌 토너먼트는 6개 그룹 1위 외 각 컨퍼런스에서 승률이 가장 높은 한 팀씩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8강에 오른다. 직전 경기에서 올시즌 개인 최다인 23득점으로 살아난 슛 감각을 뽐낸 클레이 탐슨이 커리를 도와 ‘스플래시 브라더스’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크리스 폴의 존재로 인해 커리는 리딩, 패싱게임 등에 더해 출장시간 등에서도 부담을 많이 덜었다. 그런 상황에서 탐슨까지 살아난다면 다소 식었던 골든스테이트의 화력은 금세 뜨거워질 수 있다.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웸반야마는 뭐하고 있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다. 웸반야마는 15경기에서 평균 18.8득점, 2.5어시스트, 9.5리바운드, 1스틸, 2.6블록슛(전체 3위)으로 제몫을 다하는 중이다. 이전 팀내 레전드인 팀 던컨 이상가는 재능의 소유자라고는 하지만 데뷔 시즌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던컨의 첫 시즌 때는 당시 4대 센터 중 한명인 데이비드 로빈슨을 비롯해 다수의 베테랑들이 포지션별로 포진해있었다. 던컨이 실력 발휘를 할 판이 잘 깔려있었고 그로인해 팀 성적도 잘 나왔다. 하지만 현재 샌안토니오 구성은 웸반야마를 밀어주기는 커녕 힘을 보태주기도 벅찬 상황이다.
웸반야마는 아직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제대로 정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외곽을 넘나들며 연일 괴물 루키로서의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3점슛은 성공률(27.5%)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매경기 1.5개를 기록하는 중이다. 리그 최상위권 장신자가 외곽슛 능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에게는 큰 위협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다.
현재 웸반야마의 가장 큰 무기는 243.8cm의 압도적인 윙스팬이다. 몸이 느린 것도 아닌지라 전방위로 뛰어다니며 거미손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뺏길 뻔한 볼도 긴팔로 끌어당기듯 잡아서 득점 마무리를 짓는가 하면 말도 안되는 거리에서 덩크슛을 때려박고 블록슛을 성공시키며 수비진의 의욕을 꺾어버린다.
자유투 라인에서 두어발 정도 더 나간 상태에서 가볍게 뛰어서 긴팔로 슬램덩크를 꽂아넣으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답이 없다. 경기를 치를수록 빠르게 리그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모습인지라 웸반야마를 앞세운 높이 농구가 통한다면 역으로 골든스테이트의 게임플랜이 꼬이지 말란 법도 없다. 거기에 더해 잭 콜린스, 제레미 소한, 켈든 존슨 등 동료들이 웸반야마를 잘 받쳐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각자의 장점이 다른 만큼 양팀 스티브 커 감독과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치열한 전략싸움도 맞대결 승패를 가를 키 포인트로 주목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최대한 본인팀 에이스를 살려주면서 상대팀 에이스는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체이스 센터에서 펼쳐질 두 팀의 격돌은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낮 12시부터 생중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