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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디 0 769 2023.1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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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제3의 박세리 어디갔나?’ [각본없는 드라마]<2>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우승 횟수. 연합뉴스



올림픽 양궁 종목처럼 '전 세계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LPGA를 휩쓸던 태극낭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15, 2017, 2019 시즌 15승을 올렸던 상승기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난해 4승에 이어 올 시즌 단 5승에 그쳤다. 그나마 유해란 프로가 신인왕에 등극한 것과 양희영 프로가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한 것이 그나마 큰 위안이 될 정도다. 현 상황에 비추어 예측컨대, 한국 여자 골프의 '제3의 전성기'는 언제쯤 올까 막연한 기대감마저 들지 않을 정도다.
 

박세리, 박인비가 헌액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전경. 출처=USGA(미국골프협회)



◆'박세리 키즈들의 전성시대, 그 이후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박세리 프로가 해저드에 빠진 공을 양말을 벗고 들어가 쳐올리며,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제패했던 장면은 전 국민을 감동케 했다. 이후 박세리는 20여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대한민국을 골프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박세리의 플레이를 본 대한민국 골프 꿈나무들은 현실적인 꿈을 꾸며, 쑥쑥 성장했다. KLPGA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KLPGA에서 수년 동안 맹활약한 선수들은 LPGA에서 진출하자마자 큰 성과를 이뤄냈다.

이런 박세리 키즈의 대표적인 선수들이 박인비 프로로 대표되는 신지애, 최나연 그리고 고진영, 박성현, 양희영, 김세영, 김효주, 김미향, 전인지, 장하나 선수 등이다. 이들의 활약상은 미국 본토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 해의 신인상은 물론 올해의 선수상, 베어트로피(평균 최저 타수상), 상금왕까지 독식하며, LPGA 주최 측과 미국 팬들 사이에서는 영어를 못하는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푸념섞인 자조까지 나올 정도였다.

특히 박인비 프로는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다 들어오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부족해 2020 리우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세계 최초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는 박세리와 박인비 둘 뿐이다.

문제는 '골프퀸' 1세대를 개척한 박세리와 2세대 전성기를 구가한 박인비를 비롯한 박세리 키즈 이후에 먹구름이 드리우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골프협회와 KLPGA 측도 향후 5~10년을 내다본 새로운 선수 육성 시스템과 정신력 강화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장일환 대구공업대 레저스포츠계열 교수는 "잘 하는 선수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 속에 골프강국이 되어야, 그 속에서 안정적으로 스타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태국 여자 골프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올해의 베어트로피 수상자 아타야 티띠꾼. KLPGA 제공



◆'태국' 전성기 구가 VS '중국' 무서운 상승세

태국의 상승세와 대한민국의 하향세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올해 5월 열린 한화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8개 국 국가대항전이었다. 태국 선수들은 그야말로 '태풍'(太風)처럼 휘몰아치며,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참가국 가운데서 6번 시드를 배정받았지만, 12경기 중 단 1경기만 내주고 완벽한 승리를 보여줬다.

대한민국은 박인비 이후 최강자 고진영을 필두로 김효주, 최혜진, 전인지가 나섰지만 '쭈타누깐' 자매와 그 키즈로 대표되는 '영건' 아타야 티띠꾼과 패티 타와타나낏에게 단 1경기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태국은 예선 조별리그에서 6전 전승, 준결승에서 미국에게 1경기만 내준 후 호주와의 결승전마저 3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 세계랭킹 1위 펑샨샨에 이어 올해 메이저대회를 품은 인뤄닝. 태국에 이어 이제 중국이 무서운 기세를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베어트로피 수상자도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 프로. LPGA 통산 2승으로 올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함을 앞세워 가장 골프 타수가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베어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중국의 상승세도 무섭다. 올 시즌 LPGA 여자 골프 상금 랭킹 상위권에 2명이나 포진해 있다. '중국의 박세리'라고 할 수 있는 펑샨샨 선수 이후에 인뤄닝(세계 3위)와 린 시우(세계 11위) 프로가 올 시즌 맹활약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인뤄닝은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대회에서 펑샨샨에 이어 중국 출신의 두 번째 메이저 우승자에 등극했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세계 최고 선수로 각광받고 있는 고진영 프로가 한국 여자 골프 세대교체에 관한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가뭄에 콩나듯 우승" 한국 선수 실종시대

불과 4년 전, 한 주 걸려 우승 낭보를 전하던 골프 태극낭자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스코어보드 상위권에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 그래도 올 시즌 2승으로 우리나라의 체면을 살려준 고진영 프로는 "LPGA투어 Q스쿨에 미국, 유럽 뿐 아니라 태국, 중국 선수들이 정말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지난해와 올해 대한민국 여자 골프선수들의 성적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세계랭킹 TOP20 안에는 고진영과 김효주 밖에 없다. 2019년 TOP10에 4명이나 포진했던 전성시대가 '다시올까?'라는 회의감마저 든다. 특히 올 시즌에는 4개 메이저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이름은 볼 수 없었다. 2013, 2017, 2019, 2020년 3개의 메이저대회를 휩쓴 시절이 '아! 옛날이여!'로 잊혀지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당장 2024 파리올림픽에도 가장 초라한 국가대표팀이 꾸려질 확률이 높다. 내년 6월에 발표될 세계랭킹으로 파리올림픽 출전 최종명단이 결정되기 때문에 내년 초 반등의 기회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

필드에서 뛰고 있는 LPGA 주축 선수들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태국, 중국 등 신흥 골프강국들은 예전 우리나라처럼 골프 대디와 맘들이 현장에서 엄청난 열정(응원)을 보여줄 뿐 아니라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린 나이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부모의 헌신도 필요한 법. 올해 신인왕 유해란 이후에 '제3의 박세리' 같은 선수가 쑥쑥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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