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지난 1966년부터 수상해온 '올해의 선수'는 1994년까지 거의 미국의 독차지였다. 1987년 일본 선수 오카모토 아야코를 제외한 오랫동안 미국 선수들이 이 타이틀을 수집했다.
그러나 이후 '영원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등장이 미국 중심이었던 여자골프의 판도의 변화시켰다. 아울러 호주의 캐리 웹,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 잉글랜드의 로라 데이비스 등이 미국 선수들의 '올해의 선수' 수상을 저지했다. 1995년부터 2009년까지는 이들 4명이 최소 1회부터 최다 8회까지 이 상을 들어 올렸다.
여자골프계를 평정한 절대 일인자 오초아 이후 2010년과 2011년에는 '굵고 짧았던' 전성기를 보낸 청야니(대만)가 2연속 올해의 선수상 주인이 됐다.
무려 17년 동안 올해의 선수에서 멀어져 있었던 미국은 '철의 여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선전에 힘입어 2012년 이 상을 되찾았다. 이 시기 3~4년간 루이스와 박인비(35),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3파전이 이어졌다.
2013년에 '골프 여제' 박인비가 한국 선수 최초로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4년에 루이스가 이 상을 두 번째 가져갔고, 2015년에는 리디아 고가 차지했다.
2016년부터 3년간은 올해의 선수를 둘러싼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한국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이 시기 주타누간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올해의 선수가 됐다.
2017년 등장과 함께 LPGA 투어를 주름잡았던 박성현(30)은 유소연(33)과 이 상을 공동 수상했다. 성적에 따른 포인트로 주인공이 가려지는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하는 것은 역대 유일한 기록이다.
2019~2021년에는 3년 연속 한국 선수가 영광을 차지했다. 고진영(28)은 LPGA 투어 2년차가 된 2019년에 처음 이 상을 받았고, 2021년에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 2회 수상자가 됐다. 2020년에는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30)이 주인공이었다.
즉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은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 선수가 올해의 선수가 됐으며, 공동 수상으로 인해 5명이 이 상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화려한 시기가 지난 2022년에는 올해의 선수는 물론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한국 선수는 없었다. 부활에 성공한 리디아 고가 2022년 개인 두 번째 올해의 선수로 기뻐했다.
올해 LPGA 투어는 미국의 압승이었다. 32개 공식 대회에서 11승을 쓸어 담았다. 최종전 전까지 호주, 프랑스와 4승으로 동률을 이뤘던 한국은 양희영(34)의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체면을 차렸다. 총 5승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많은 승수를 기록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이번 시즌 미국의 부활을 주도한 '신흥 강호' 릴리아 부(미국)가 올해의 선수를 차지했다. 최종전에서 4위를 차지한 후 2023년 올해의 선수상을 품에 안았다. 부는 2023시즌 셰브론 챔피언십과 AIG 여자오픈에서 거둔 메이저 2승을 포함해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부는 2014년 스테이시 루이스 이후 9년만에 올해의 선수가 된 최초의 미국인이다. 또한 1966년 시작된 이래 이 상을 받은 26번째 다른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