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 벨란겔(177cm, G)이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KCC를 96-81로 꺾었다. 11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KCC의 홈 3연승을 저지했다. 시즌 전적은 2승 12패.
한국가스공사는 2022년 여름 여러 국내 선수를 영입했다. 그리고 KBL 최초로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했다. 포인트가드인 SJ 벨란겔을 영입했다. 벨란겔의 압박수비와 안정적인 경기 조립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2022~2023시즌은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우승은 물론, 플레이오프조차 나서지 못했기 때문. 18승 36패로 9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벨란겔의 퍼포먼스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52경기 평균 18분 48초 동안 7.0점 2.0어시스트 1.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보이지 않는 면에서도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KBL과 한국가스공사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벨란겔은 2023~2024시즌 팀의 핵심 전력으로 거듭났다. 13경기 평균 30분 4초 동안, 경기당 11.8점 3.0어시스트 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앤드류 니콜슨(평균 23.3점)과 이대헌(평균 12.8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했다.
벨란겔의 역량은 KCC에 통할 수 있다. KCC에서 앞선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벨란겔이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벨란겔이 혈을 뚫는다면, 한국가스공사도 ‘연패 탈출’을 노릴 수 있다.
김낙현(184cm, G)이 아예 합류하지 못했지만, 벨란겔은 김낙현의 공백을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을 막는 정창영(193cm, G) 앞에서 자신감을 표출했다. 순간 스피드를 활용해, 파울 자유투 유도. 기선을 제압했다.
기선을 제압한 벨란겔은 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3점 라인 밖에서 자신 있게 던졌고, 자신보다 15cm 이상 큰 정창영 앞에서는 미드-레인지 플로터를 터뜨렸다. 벨란겔의 활약으로 인해, 한국가스공사는 경기 시작 4분 51초 만에 17-11로 앞섰다.
벨란겔의 영향력은 득점에서 끝나지 않았다. 2대2 전개와 패스로도 KCC를 괴롭혔다. 벨란겔의 패스는 동료들의 득점으로 연결됐고, 한국가스공사는 벨란겔의 활약에 힘입어 33-22로 1쿼터를 마쳤다.
벨란겔은 1쿼터에만 12점(2점 : 3/4, 3점 : 1/1, 자유투 : 3/3) 4어시스트 2리바운드(공격 1)로 맹활약했다. 상승세를 만든 벨란겔은 2쿼터에 더 냉정했다. 해결해야 할 때와 줘야 할 때를 구분. 2쿼터 종료 5분 전 한국가스공사를 15점 차(46-31)로 앞서게 했다.
벨란겔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수비수와 거리를 떨어뜨린 후, 3점을 시도했다. 2개의 3점을 연달아 성공. 한국가스공사는 벨란겔의 3점으로 55-31. 경기 시작 후 가장 큰 점수 차를 보여줬다.
KCC의 추격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포스트업으로 림까지 접근한 뒤, 스핀 무브 후 왼손 레이업. 이호현(182cm, G)으로부터 추가 자유투도 얻었다. 자유투까지 성공. 3점 플레이를 만들었다. 한국가스공사도 60-39로 전반전을 기분 좋게 마쳤다.
벨란겔은 3쿼터에 공격을 천천히 했다. 무리하지 않았다. 패스조차 확실할 때에만 했다. 이유가 존재했다. KCC의 빠른 추격을 경계해서였다. 벨란겔의 템포 조절이 KCC의 추격 속도를 늦췄고, 한국가스공사는 76-56으로 3쿼터를 마쳤다.
벨란겔은 경기 종료 5분 27초 전 의미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스크린 활용에 이은 정면 3점을 터뜨렸다. 벨란겔의 3점은 쐐기포가 됐다. 89-68로 달아나는 점수였기 때문.
벨란겔의 3점이 KCC의 남은 전의마저 꺾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란겔은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템포 조절과 주도권 유지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한국가스공사는 완승했고, 벨란겔은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30점)과 양 팀 선수 중 최다 어시스트(6개)를 독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