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세계 3x3 무대에 뛰어들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실행 중이다.
25일 홍콩 빅토리아파크에선 FIBA 3x3 홍콩 월드투어 2023의 막이 올랐다. 홍콩 월드투어는 올 시즌 열리는 마지막 정규 월드투어다. 이번 홍콩 월드투어에는 홍천 챌린저 우승 팀 라우돈바리스(리투아니아), 울란바토르(몽골), 파리(프랑스), 프린스턴(미국), 오마하(미국), 웁(세르비아)등 세계적인 3x3 팀들이 출전했다.
홍콩은 세계 3x3 무대에서 변방에 머무르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3x3 아시아컵에서 단 한차례도 메인 드로우에 출전한 적이 없고, 현재 FIBA 3x3 세계 랭킹은 남자 세계 79위, 여자 10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처음 3x3 월드투어를 유치하며 세계 3x3 무대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린 홍콩은 올해 다시 한번 3x3 월드투어를 개최하며 3x3 프로모터로서의 역량을 자랑하고 있다. 3x3 기량으로만 보면 아직 아시아에서도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홍콩이지만, 꾸준한 3x3 월드투어 개최를 통해 자국 내 3x3 저변을 넓히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3x3 강팀이 된 '몽골'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홍콩 월드투어를 주관하고 있는 3x三 HKG 관계자는 "3x3 월드투어는 세계 3x3 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아직 우리 홍콩 3x3 팀들의 기량이 아시아에서도 주목받을 수준은 아니지만 3x3 월드투어 개최를 통해 홍콩 선수들에게 많은 포인트와 세계 3x3 무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홍콩 3x3에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몽골'이다. 몽골은 3x3 월드투어에서 우승할 만큼 아시아를 넘어선 세계적인 3x3 팀이 됐다. 몽골도 5대5 무대에선 약소국이지만 3x3 무대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서는 모습을 보고 홍콩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홍콩에도 몽골 선수들과 같이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면 홍콩이 제2의 몽골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홍콩 월드투어 개최가 단순히 스포츠 마케팅에만 치우친 활동이 아니라 몽골처럼 세계 3x3 무대에 도전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덧붙였다.
3x三 HKG 관계자의 말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것이 FIBA 3x3 월드투어의 경우 FIBA(국제농구연맹)와 다년 계약을 해야지만 유치할 수 있는 조건이라 지난해부터 홍콩 월드투어를 개최 중인 홍콩은 내년에도 홍콩 월드투어를 개최해야만 한다. 1회 개최에 한화 약 10억 가까이 소요되는 월드투어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홍콩은 3년간 3x3에만 30억 가까운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홍콩이 진심으로 3x3에 도전 중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FIBA 3x3 홍콩 월드투어 2023에 출전한 우카이샤(홍콩)
실제 지난해 홍콩 월드투어 때는 미국과 캐나다 국적 선수 3명을 홍콩 팀으로 출전 시켜 메인 드로우까지 올랐지만 자국 3x3 랭킹 상승에 큰 도움을 받지 못했던 홍콩은 이번 월드투어의 경우 3명의 홍콩 선수들을 출전 시켰다.
홍콩의 우카이샤는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포드고리차(몬테네그로)를 상대로 18-15로 승리하며 메인 드로우 출전에 대한 희망을 가졌으나 제다(사우디아라비아)에게 13-19로 패하며 아쉽게 메인 드로우 출전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홍콩 국적을 가진 3명의 선수가 월드투어에서 포인트를 받게 된 홍콩은 국가 랭킹 상승과 자국 선수들의 3x3 월드투어 경험이란 성장의 자양분을 얻게 됐다.
세계적인 관광 국가이긴 하지만 국제 스포츠 무대에선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는 홍콩. 하지만 몽골을 롤모델로 내세워 '제2의 아시아 쇼크'를 노리고 있는 홍콩의 행보는 역시나 세계 3x3 무대 변방에 머물러 있는 한국 역시 관심 갖고 지켜볼 만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