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기사캡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만 해! 정신차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팀의 간판 스타 공격수인 다윈 누녜스(24)의 목덜미를 팔로 감아 챘다. 두 손으로 누녜스의 목과 얼굴을 잡기도 했다. 누녜스를 공격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분노하는 누녜스를 적극적으로 말리기 위해 힘을 쓴 장면이었다.
클롭 감독이 이렇듯 적극적인 행동을 보인 건 누녜스가 흥분했기 때문이다. 하필 누녜스가 분노한 대상은 상대팀 감독, 그것도 EPL 최고 명장으로 손꼽히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었다. 클롭 감독이 적극적으로 말려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영국 매체 미러는 26일(한국시각) '클롭 감독이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과 언쟁을 벌이게 된 누녜스를 적극적으로 끌어당겨야 만 했다.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였다'고 보도했다. 리버풀과 맨시티의 라이벌 대결 후 펼쳐진 상황이다.
두 팀은 25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맨시티의 홈에서 열린 이 경기는 1-1로 끝났다. 치열한 선두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맨시티(승점 29)와 리버풀(승점 28)은 승점 1점씩 나눠가지며 리그 2, 3위를 마크했다. 현재 리그 1위인 아스널(승점 30점)과는 각각 승점 1점과 2점 차이다.
치열한 승부였다. 맨시티는 전반 27분 엘링 홀란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35분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리버풀은 패배 위기에서 극적인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얻었다. 서로 아쉬움이 남지만, 큰 피해는 없는 경기였다.
그런데 경기 후 희한한 장면이 나왔다. 양팀 선수와 코칭 스태프가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 누녜스가 과르디올라 감독과 충돌한 것. 상황이 갑자기 급발진했다. 당초 과르디올라 감독이 먼저 리버풀 벤치 쪽으로 왔다. 악수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미소를 띄고 있었고, 누녜스 역시 차분하게 악수를 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악수를 하던 두 사람이 무언가 대화를 나눴고, 그 이후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마치 싸움이 벌어질 듯한 분위기였다. 이를 파악한 클롭 감독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누녜스의 목을 팔로 감은 채 과르디올라 감독에게서 떼어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누녜스의 목과 얼굴을 잡은 채 진정시키려 했다. 다른 리버풀 코칭스태프도 이들 사이에 끼어들어 적극적으로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누녜스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감정적인 충돌이었다"고 했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인 이지 크리스티안센은 BBC라디오에 출연해 "클롭 감독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호의를 베푼 것으로 보인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무승부에 좌절하고 화가나 벌어진 상황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