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열혈팬이지만 연고지 라이벌 팀에서 성장하고 끝내 맨유 골망까지 가른 선수가 있다. 바로 첼시 미드필더 콜 팔머다.
팔머는 지난 2009년부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유스로 성장해 맨시티에서 프로 데뷔까지 했다. 3시즌간 팀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지만 맨시티 쟁쟁한 경쟁자들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의 경쟁에 지쳐버린 팔머는 지난여름 첼시로 이적했다.
첼시 윙어로 주전자리를 꿰차며 커리어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는 팔머는 7일(한국시간) 자신이 어릴적 응원하던 맨유를 만나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등 수준급 선수로 발돋움한 모습을 보여줬다.
팔머가 맨유의 팬이라는 사실은, 지난 11월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에 의해 알려진 사실이다. 해당 매체는 "팔머는 태어날 때부터 맨유의 팬이었다"고 했다. 맨시티 전 수비수이자 현재 축구 전문가로 활동하는 네둠 오누오하 또한 지난 11월 첼시-맨시티 맞대결 앞두고 "팔머는 항상 (친정팀인) 맨시티를 상대로 무언가 보여주고 싶어할 것 같다"며 "맨유의 팬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팔머는 맨시티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 4-4 승부의 방점을 찍기도 했다. 팔머 득점으로 맨시티는 5경기 연승을 마무리하고 무승 행진(3무 1패)에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팔머가 맨유의 팬임에도 맨시티 유스에서 성장해 끝내 첼시서 맨유에게 실점을 안겨준 것에 대해 농반진반으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등장했다. 맨유 레전드 풀백이자 박지성의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의 의견이다.
맨유 구단 전문 매체 '유나이티드 인 포커스'는 "에브라가 팔머에게 '부모님 모시고 와라. 이야기 좀 해야겠다'고 농담하며 팔머의 행보에 실망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에브라는 "팔머는 진정한 맨유 팬이 아니"라며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뛰더니 첼시 소속으로 맨유전 골을 넣었다"고 전했다.
에브라는 "(팔머가 골을 넣은 것은) 별로 좋은 순간이 아닌 것 같다"고 농담하며 "그가 우리를 실망시켰다. 그의 부모님과 면담 좀 해야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