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천] 이정빈 기자 = 시즌 첫 골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김천상무의 김현욱이 우승을 두고 펼쳐진 최후의 결전에서 자신의 장기를 활용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현욱의 결승골이 나온 김천은 같은 시간 벌어진 부산아이파크와 충북청주FC의 맞대결에서 부산이 비기며 ‘대역전극’을 작성했다.
김현욱은 26일 오후 3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39라운드 홈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이자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작렬했다. 김현욱의 득점으로 서울이랜드를 1-0으로 잡은 김천은 승리를 확정한 후 몇 분 뒤 우승까지 거뒀다.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된 김현욱은 “일단 이렇게 극적인 결과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 저희가 스스로 실수하지 않으면 기회가 있으니까 충분히 그 기회를 얻자고 말했다. 그게 잘 맞아떨어져서 이렇게 지금 웃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정정용 감독 부임 후 측면에서 활동한 김현욱은 이 경기 전까지 득점이 없었다. 자신이 결정을 짓기보단 동료들에게 만들어 주는 능력이 출중한 터라 많은 득점을 기록하진 않지만, 커리어를 돌아보면 종종 득점을 올렸다. 김현욱의 이번 시즌 첫 득점은 김천이 가장 간절할 때 터졌다.
김현욱은 “경기 끝나고 동료들이 오늘 제가 골을 넣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골을 넣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가긴 한다. 첫 골이 의미가 있는 골이 되어 기쁜 하루가 됐다”라고 팀의 우승을 이끈 기분을 전했다.
김천이 우승하기 위해선 부산의 결과를 봐야 했다. 정정용 감독은 김천의 결과에만 신경을 썼지만, 김천의 모든 이가 그런 건 아니었다. 부산이 득점을 기록하자 잠시 경기장이 조용해지기도 했다.
김현욱은 “감독님께서 경기 들어가기 전에 부산 결과는 신경을 쓰지 말라 하셨다. 우리가 조건을 갖춰야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우리 결과만 집중하려 했다. 근데 교체로 나온 뒤부터 신경이 쓰였다. 그때부터 확인했다”라며 “사실 부산이 리드하고 계속 주도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 플레이오프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그렇게 극적으로 넣어줄 줄 몰랐다. 조르지 선수와 친분은 없지만, 밥 한번 사야겠다”라고 웃었다.
김천은 시즌 개막 전부터 ‘절대 1강’이라고 불렸으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니 K리그2 팀의 거센 견제에 시달렸다.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던 시점에 정정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김현욱은 “정정용 감독님이 오시고 국군체육부대 상무 소속 선수들은 특별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년에도 감독님과 잘 지내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이번 우승은 김현욱 커리어에 있어 2번째 우승이다. 지난 2021년 전남드래곤즈 소속으로 대구FC를 꺾고 FA컵 챔피언이 됐다. 2년 만에 차지한 우승에 김현욱은 “승격이자 우승을 이뤄 축구 선수로서 뜻깊다. 커리어에서 우승을 2번 해 자부심이 생긴다. 이렇게 좋은 날만 있길 바란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