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 속 3만 6천여 명이 모인 2023년 마지막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
그동안 '슬퍼 매치' 등 비아냥과 조롱이 뒤따랐던 K리그 최고 라이벌 매치는 모처럼 '슈퍼매치'라는 말에 걸맞을 만큼 뜨거웠고, 치열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 서울 기성용이 수원 전진우를 밀치며 시작된 양 팀의 소요사태는 슈퍼매치의 '옥에 티'였다.
양 팀 벤치까지 그라운드에 달려들며 거친 몸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그 과정에서 수원 고승범은 서울 선수단으로부터 얼굴을 가격당하고 머리채를 잡혔다.
당시 상황은 현장에 있던 팬들의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승범뿐 아니라 수원 김태환 역시 서울의 코칭스태프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서울의 한 스태프는 김태환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듯한 위협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고승범은 경기 후 "몸보다는 마음이 좋지 않다. 선수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주먹을 맞아봤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내가 왜 맞아야 하는지, 머리를 잡혀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 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수원 고승범이 경기 후 동료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원 구단은 프로축구연맹에 공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뜻을 전해왔다. 수원은 현재 중계 영상 및 팬들의 현장 영상 등을 취합하고 있는 상황이다.
"승범이가 정말 착한 친구라 우리 팀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 다 참은 것 같네요. 선수를 위해서라도 연맹에 이에 대해 공식 문제 제기할 예정입니다."
상황을 인지한 프로축구연맹 역시 내일 심판평가위원회를 열고, 해당 안건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연맹은 해당 상황이 고의성이 있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고승범을 가격한 선수 혹은 코칭스태프를 상벌위원회에 공식 회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