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훗스퍼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7일 첼시전에서 2명의 퇴장에도 수비 라인을 내리지 않고 맞서다 1-4로 패한뒤 이같은 말을 남겼다.
이 말은 토트넘의 '낭만 축구'를 대표하게 됐고 결과보다는 일단 재밌고 공격적이며 주도적인 축구를 하려는 토트넘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 낭만 축구의 결과는 3연패에 1위에서 5위로의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맨체스터 시티 원정이 다음 경기다. 토트넘은 낭만 축구를 하다 침몰하게 될까. 아님 변화를 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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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훗스퍼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홈경기에서 1-2 역전패 당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취소만 3번을 당하는 불운을 겪으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 22분 오른쪽에서 코너킥이 수비 맞고 뒤로 흐른 것을 박스 바로 밖에 있던 지오반니 로셀소가 왼발 하프 발리 슈팅을 했고 이 공이 수비맞고 살짝 굴절되며 골이 돼 로셀소는 올시즌 첫 선발 출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 추가시간 7분 먼 오른쪽에서 아스톤 빌라의 더글라스 루이즈가 문전으로 올린 오른발 프리킥을 공격 가담한 수비수 파우 토레스가 날아올라 헤딩 동점골을 넣어 1-1로 전반전을 마쳤다.
잘 나가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등 골을 넣지 못하다 후반 16분 중원에서 올리 왓킨스와 유리 티에르망스간의 2대1패스 후 왓킨스의 오른발 낮은 중거리슈팅에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7일 첼시전 1-4 패배, 11일 울버햄튼 원더러스전 1-2 패배에 이어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개막 10경기 무패 행진(8승2무)이후 3연패. 리그 순위도 1위에서 5위까지 내려왔다.
물론 여전히 8승2무3패에 5위의 성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토트넘이 반등을 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부상자가 너무 많다. 달라진 토트넘의 상징과도 같았던 영입생 미키 판더벤과 제임스 메디슨이 부상으로 내년 1월에나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체로 좋은 활약을 했던 마노르 솔로몬, 히샬리송도 부상 중이며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퇴장 징계로 결장한다. 이반 페리시치와 라이언 세세뇽도 장기 이탈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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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한 고집이다. 4일 첼시전 1-4 패배 이후 '5명이어도 수비 라인을 내릴 생각이 없다'는 말로 대변되는 높은 라인을 올려 주도적인 축구를 하는 그의 방식은 개막 10경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원하는 베스트11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 그리고 수비 뒷공간을 빠른 발로 메워줄 선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집하며 수비가 약화됐고 결국 3경기 8실점으로 침몰하고 있다.
그동안 토트넘 팬들은 수동적인 축구에 지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축구에 환호했다. 그렇기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팀상황이 바뀌었음에도 낭만을 추구하는 것에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낭만을 추구하기에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 마침 파해법도 나올 시점에 베스트11까지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보니계속 같은 축구를 구사하다가는 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축구 철학을 제대로 경기장에서 구현시키는 것도 감독의 중요한 역량이지만 그것만이 감독의 전부가 아니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며 좋지 않은 상황을 넘어가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다른 역량이 발휘되어야할 때다. 대쪽같으면 부러지기 마련이다. 누가봐도 이기기 힘든 맨체스터 시티 원정까지 12월4일 다음 경기로 예정돼있다. 4연패로 무너지는 것보다 텐백을 써서라도 연패를 끊는게 필요한 토트넘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