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시민단체가 성행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국가대표 퇴출을 촉구했다.
체육시민연대는 24일 성명을 내고 “성관계 불법 촬영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 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기에 뛸 자격이 있는가”라며 “마땅히 자숙하고 스스로 출전을 포기하거나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황의조가 최근 월드컵 예선 경기에 출전한 것을 지적하며 “유죄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도 몇몇 증거로 관련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당연하다. 논란이 해소되기 전까지라도 출전 중지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대한축구협회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비판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즉각 공개 사과하고 불법 촬영, 2차 가해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지난 18일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그 전후로 16일 서울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1차전, 21일 중국 원정 2차전에 연이어 출전한 뒤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황의조 출전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한축구협회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경찰 조사 결과를 면밀히 살펴본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역시 “황의조가 한국에서 논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진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라며 “당장 문제가 있고 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황의조를 감쌌다. 이어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 황의조가 운동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득점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황의조의 불법촬영 논란은 지난 6월 자신이 황의조와 연인 관계라 주장한 여성 A씨가 황의조 휴대전화에 있던 사생활 사진과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불거졌다. 이에 황의조는 같은 달 영상을 유포한 A씨를 고소했고, 이 인물은 황의조의 형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별개로 지난 8월에는 피해자인 여성 B씨가 “황의조가 동의 없이 성관계를 불법으로 촬영했다”며 황의조를 경찰에 신고했다.
황의조 측은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으나 B씨 측은 “피해자는 촬영에 동의한 적 없고 싫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촬영한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고 반박하며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경찰은 A씨를 성폭력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황의조에 대한 불법촬영 혐의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