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이 '특출한 천재 한 명'의 쾌거라면, 지금은 황선우에 김우민(이상 강원도청) 여기에 이호준(대구광역시청)까지 자유형 200m에서 접전을 펼친다.
27일 경상북도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은 부쩍 성장한 한국 수영의 현주소를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
연달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지친 탓에 기록 자체는 다소 저조했어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황선우가 1분45초68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김우민이 1분46초06, 이호준이 1분46초07로 골인했다.
올해 3월 대표선발전에 이어 3명이나 국제수영연맹 A기록(1분47초06)을 통과한 것이다.
한국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이 자유형 200m에서도 이호준을 제친 것도 눈에 띈다.
이호준은 올해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와 동반 결승에 진출해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겨뤄 6위를 차지한 선수다.
종목 내에 A기록을 통과한 선수가 여러 명 나오면 상위 2명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 나섰던 선수가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수영 강국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황선우는 경기가 끝난 뒤 "이제 자유형 200m는 긴장감을 하나도 놓지 못하고 열심히 집중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자유형 200m 결승에서는 내년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출전자뿐만 아니라 계영 800m 멤버도 가려졌다.
4위 이유연(고양시청)은 1분48초04의 기록으로 5위 양재훈(강원도청·1분50초70)을 제치고 새로운 계영 800m 영자로 합류했다.
2년 만에 계영 대표로 뽑힌 이유연은 "대표팀에 다시 들어가서 영광이다. 김우민, 황선우 선수와 함께 훈련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 이대로 다 같이 훈련하고 경기 뛰면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아시아 기록(7분01초73)을 깨고 6분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형 200m에 강자가 속속 등장한 덕분에 한국 수영은 남자 계영 800m에서도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계영 결승에 진출했고, 올해 후쿠오카 대회 역시 결승에 올라 6위를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수립한 아시아 기록 7분01초73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기준 3위에 해당한다.
계영에 나서는 선수들의 마음에는 올림픽 메달의 꿈이 자라기 시작했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에서 계영 800m 6분대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 선수마다 개인 기량이 올라가는 추세라 가능하다"며 "6분대에 들어가면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같은 순간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