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안대를 한 시각장애인 선수가 로잉머신(실내용 조정 운동 기구)에 앉아 힘차게 노젓기를 시작한다. 옆에 마련된 보조경기장에서는 휠체어용 트레드밀과 피트니스 게임을 결합한 '휠체어 레이싱' e스포츠 경기 준비가 한창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경기가 이뤄지는 동안은 롤드컵을 방불케하는 집중력과 열기로 대회장이 가득찼다.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광주e스포츠 경기장에서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대한장애인체육회·광주광역시·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함께 진행한 이번 대회는 장애인 e스포츠 종목에 선수 등급분류를 세계 최초로 시범 적용했다. 국제 표준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주목을 받았다.
장애인 스포츠는 종목별로 참가자격을 등급으로 나눈다. 장애 정도가 경기 수행 능력에 적합한지 여부를 따져 공정한 경쟁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e스포츠는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 종목 메달 획득과 LoL 세계 대회 국내 개최 및 한국팀 우승으로 관심이 커졌지만 장애인 선수에 대한 기준이나 등급, 메뉴얼이 마련되지 않아 관련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